4. 꿈의 분류 및 전개양상

중국의 꿈에 대한 분류를 유문영(劉文英)의『꿈의 철학』에서 인용하여, 해설을 덧붙여 살펴본다.

1)『周禮(주례)』의 여섯 가지 꿈에 대한 분류

『주례』에 근거하면, 주나라 사람들은 꿈을 여섯 가지의 종류로 나누고 있다. 해몽(관)은 여섯 가지 꿈의 길흉을 점친다.

① 정몽(正夢)이라는 것은 바로 일상적이며 놀라움이나 생각함이 없고, 걱정이나 기쁨이 없으며, 심경에 사리사욕이 없는 자연적인 꿈이다.

② 악몽(惡夢)이라는 것은, 바로 악몽이나 가위눌리는 꿈을 말한다. 왜냐하면 꿈속에서 매우 무서운 일을 만나 꿈을 꾸는 이가 종종 신음을 하거나 놀라 외치기 때문이다.

③ 사몽(思夢)이라는 것은, 꿈속에서 사고하고 고려를 하는 활동이 있는 것을 가리킨다.

④ 오몽(寤夢)이라는 것은, 깨어 있을 때의 꿈을 가리키는 것으로 낮꿈 혹은 백일몽을 말한다. 백일몽을 꾸는 자신은 스스로 깨어 있다고 여기지만, 사후에 비로소 이것이 꿈이었음을 안다. 그 특징은 수면과 관계를 발생시키지는 않지만, 도리어 꿈의 상태와는 공통적인 심리적 특징이 있다는 점이다.

⑤,⑥ 희몽(喜夢)이나 구몽(懼夢)이라는 것은 모두 꿈속에서 즐거움이 있고 두려움이 있는 것을 가리킨다.

유문영은 『꿈의 철학』에서 중국의 꿈의 역사를 통시적으로 고찰하고 있는 바, 꿈의 이러한 구분은 바로 꿈의 내용과 심리적 특징에 근거하여 명칭을 부여한 것이지 다른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며, 억지스런 결론은 도리어 사람들을 어지럽게 할 뿐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는『열자(列子)』에 언급되고 있는, 꿈을 꾸는데 여섯 가지 징후와 일치하고 있으며, 이런 여섯 가지 징후는 정신이 교감하는 데서 일어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주목할 점은 ‘사몽(思夢)’이라고 해서, 꿈속에서 사고하고 고려를 하는 활동이 있음을 인정한 것으로, 꿈속에서 창조적인 사유활동에 해당되며 꿈속에서 시를 짓거나 얻게 되는 몽중시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또한 욕구표출의 꿈에 대해도 언급하고 있으나, 미래예지 등의 부분에 대한 명확한 언급은 보이지 않고 있다.

2)『潛夫論(잠부론)』의 열 가지 꿈에 대한 구분

동한(東漢) 시대에 왕부(王符)는『잠부론』을 저술했는데, 열 가지 꿈의 특징에 관하여 <夢列(몽열)>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먼저 꿈을 꾼 바가 있고, 이후에 이와 착오가 없는 것을 直夢(직몽)이라 하고, 견주어 서로 닮은 것을 象夢(상몽)이라 하고, 깊이 사색하여 정신을 집중하는 것을 精夢(정몽)이라 하고, 낮에 생각한 바가 있어 밤에 그 일을 꿈꾸며 갑자기 길하다가 갑자기 흉하기도 하여 선한 것인지 악한 것인지를 믿을 수 없는 것을 想夢(상몽)이라 하고, 귀함과 천함/ 현명함과 우둔함/ 남녀노소에 관계된 것을 人夢(인몽)이라 하고, 바람이나 비/ 차가움/ 더움에 관계된 것을 感夢(감몽)이라 하고, 오행(五行)과 왕상(王相)에 관계된 것을 時夢(시몽)이라 하고, 음이 극에 달하면 곧 길하게 되고 양이 극에 달하면 곧 흉하게 되는데 이를 反夢(반몽)이라 하고, 병이 난 바를 보고 그 꿈에서 본 바를 살피는 것을 病夢(병몽)이라 하고, 심성의 좋고 나쁨으로 해서 일에 응험이 있는 것을 性夢(성몽)이라 한다. 대저 이 열 가지는 해몽을 하는 것의 대체적인 요지이다.

3)『夢占逸旨(몽점일지)』의 아홉 가지 꿈에 대한 분류

명나라 초기에 진사원(陳士元)은 『몽점일지』를 편찬하여, 역대의 여러 학자들의 꿈에 대한 학설을 종합하였다. 꿈이 발생하는 서로 다른 원인과 꿈과 그 조짐과의 서로 다른 관계에 근거하여, 꿈을 다음과 같은 아홉 가지로 귀납할 수 있다고 여겼다.

감응은 아홉 가지 이유로 변하는데, 그 연유되는 까닭을 누가 알겠는가? 첫째는 기가 성함[氣盛]이고, 둘째는 기가 허함[氣虛]이며, 셋째는 사악함이 깃들임[邪寓]이고, 넷째는 신체가 막힘[體滯]이며, 다섯째는 정이 넘침[情溢]이고, 여섯째는 직접 화합함[直協]이며, 일곱째는 유사한 형상[比象]이고, 여덟째는 극한 반대를 이룸[反極]이며, 아홉째는 악귀나 요괴[厲妖]에 의한 것이다.

서구의 문학이론에 ‘시의 정의의 역사는 오류의 역사이다’이란 말이 있듯이, 『潛夫論(잠부론)』․『夢占逸旨(몽점일지)』등에서의 꿈에 대한 정의나 분류 자체도 그 이상의 번잡함을 지니고 있음을 알 수 있으며, 꿈과 질병과의 관계를 언급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4)『佛經(불경)』에서의 꿈

『불경』이 중국에 전입된 후 종파와 전수의 차이로 인하여 <네 가지 꿈> 또는 <다섯 가지 꿈>의 분류가 있다. 필자의 실증사례에 의한 유형별 표출방식 분류와 비교하여 간략한 해설을 덧붙여 살펴본다.

① 四大不和夢(사대불화몽)은 체내에 地(지)․水(수)․火(화)․風(풍)의 四大(사대)가 조화를 이루지 못해, 심신이 흩어짐으로써 일어나는 것이라고 한다. 그 몽상은 일반적으로 꿈에 산이 붕괴되거나, 혹은 자신이 허공으로 날아오르는 것을 보게 되고, 또는 꿈속에서 도적이나 호랑이․사자 등이 뒤에서 쫓아오는 것을 보게 된다.→이는 불안심리 표출의 꿈에 가깝다.

② 先見夢(선견몽)은 대낮에 먼저 본 것을 밤에 꿈으로 꾸는 것을 가리킨다. 대낮에 먼저 본 것이 검은 색이거나 흰색, 혹은 남자이거나 여자였다면 밤에 꿈을 꾸는 것 또한 검은 색이거나 흰색, 혹은 남자이거나 여자이게 된다.→이 역시 심리 표출의 꿈에 가깝다.

③ 天人夢(천인몽)은 하늘과 사람이 서로 감응하여 꾸는 꿈을 가리킨다. 선한 사람이 착한 일에 힘쓰면 하늘이 선한 꿈을 꾸게 함으로써 선을 행하고자 하는 착한 마음을 신장시키며, 악한 사람이 나쁜 일을 하면 하늘이 악한 꿈을 꾸도록 함으로써 그로 하여금 두려움을 느끼도록 하여 착한 마음을 가지도록 유도한다. →예지, 계시의 꿈이 해당된다고 볼 수가 있다.

④ 想夢(상몽)은 항상 생각하던 것이 꿈속에 드러나는 것을 가리킨다. 선한 일을 생각하는 사람은 선한 꿈을 꾸게 되고, 악한 일을 생각하는 사람은 악한 꿈을 꾸게 된다.→ 자신의 소망이나 마음먹은 바가 꿈으로 표출되는 경우이다.

다섯 가지는 다음과 같다.

① 由他引夢(유타인몽)은 모든 신령이나 신선, 귀신, 주술, 약초, 부모들이 생각하는 바와 모든 성현들이 이끄는 바에 의해서 꿈을 꾸게 되는 것을 말한다. → 이는 계시적 성격의 꿈이 된다.

② 由曾更夢(유증갱몽)은 먼저 보고 듣고 느끼고 알고 한 일이나, 혹은 거듭함으로써 습관이 되어 버린 각종의 일들이 지금 바로 꿈에 보이게 되는 것을 말한다. → 자신의 생각하는 바가 꿈으로 나타나는 꿈이다. 창의적 사유의 시짓는 활동 등으로 나아가게 해준다.

③ 由當有夢(유당유몽)은 장차 길하거나 불길한 일이 있을 것 같아 그것을 따라 꿈에서 먼저 그 형상을 보이게 하는 것을 말한다. → 이는 예지적 성격의 꿈이다.

④ 由分別夢(유분별몽)은 만약 희구하는 것이나 의혹된 생각을 계속적으로 생각하게 될 경우 이러한 것들을 바로 꿈에서 보게 되는 것을 말한다. → 이는 소망이나 불안한 심리표출의 경우이다.

⑤ 由諸病夢(유제병몽)은 만약 체내의 地(지)․水(수)․火(화)․風(풍) 같은 四大(사대)가 조화를 이루지 못할 때 곧 증가하는 바가 있게 되어 꿈속에 이러한 종류들이 보이게 되는 것을 말한다. → 번잡한 꿈을 꾸게 되는 경우로, 신체 내․외부의 이상이나 정신적으로 안정치 못할 때 꾸어지는 경우이다.

중국의 유문영은 이러한 여러 분류에 대하여 『꿈의 철학』에서 다음과 같이 언급하고 있다.

내용면에 있어서 과학적인 측면과 미신적인 측면이 서로 뒤엉키어 있으며, 논리적인 측면에 있어서도 구분의 기준이 일반적으로 그렇게 명확하지 못하다. 과학과 미신이 서로 뒤엉키어 있으므로 해서 당연히 옳은 것도 있고 옳지 않은 것도 있으며, 맞는 것도 있고 맞지 않는 것도 있기 때문에, 우리들은 반드시 분석적 태도를 갖추어야 한다.

이상에서 살펴보았지만, 꿈에 대한 올바른 분류는 실제 일어난 실증사례를 데이터베이스화 하여 빈도수에 따른 분석적․합리적인 방법으로 분류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실증사례 분석에 토대를 둔 필자의 유형별 표출방식에 따른 분류와 비교한다면, 위 중국의 분류에서 『불경』의 다섯 가지 분류만이 우리가 꾸는 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미래예지 꿈의 특성을 명확히 인정한 분류로 가장 올바르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由當有夢(유당유몽)은 장차 길하거나 불길한 일이 있을 것 같아 그것을 따라 꿈에서 먼저 그 형상을 보이게 하는 것을 말한다.’ 는 표현은 꿈으로 미래를 예지해주는 특성을 인정하고 언급하고 있으며, 특히 이 책에서 주로 살펴보고 있는 미래예지 꿈사례에 대한 논리적 근거를 제시해주고 있다.

--무단 전재하거나 표절시 저작권 위반으로 고소됨. 홍순래 박사 꿈해몽(http://984.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