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미래예지 꿈에 대한 인식 및 태도

‘꿈으로 장차 다가올 미래를 예지한다.’라는 사실은, 동서고금을 통틀어 수많은 실증사례에서 입증되고 있다.

『성경』속에도 계시적이거나 예지적 꿈에 관한 이야기가 자주 나오고 있음에서 알 수 있지만, 서양에서도 미래를 예지하는 꿈에 대하여 부정적으로만 보지는 않고 있다.

고대 후기 꿈해석의 위대한 권위자인 아르테미도로스는 이러한 예지몽에 지대한 관심을 지녀, 필생의 역작으로 『꿈의 열쇠(Onirocriticon)』를 남기고 있는 바, 꿈을 해몽하는 주 목적인 꿈꾼 자에게 앞으로 행동의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이에 반하여 프로이트는 ‘심리표출의 꿈’ 세계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미래예지적인 꿈 세계에 대하여는 미약한 관심을 보여주고 있을 뿐이다.

C.G.융은 그의 『인간과 상징(Man and His Symbols)』에서, “우리의 의식적인 사고가 흔히 미래의 가능성에 몰두하는 것처럼 무의식인 꿈도 그렇다. 꿈의 주된 기능이 미래의 예견이라는 믿음은 오래전부터 일반적인 것이었다. 고대에는 물론 중세 후반까지도 꿈은 의학적 진단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라고 언급하고 있듯이 꿈의 미래예지적 기능에 대하여 인식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중국에 있어서도『시경』에서의 꿈에 대한 언급을 비롯하여, 미래예지 꿈에 대한 수많은 실증 사례가 여러 문헌에 언급되고 있는 바, 중국의 꿈사례에 대한 자세한 것은 유문영의 『꿈의 철학(동문선)』을 참고하시기 바란다.

우리 선인들에게 있어서 꿈의 세계는 절대적이라 할 만큼 신앙적으로까지 받아들여졌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역사책인 『삼국사기』에는 ‘등에 화살을 맞은 꿈’, ‘표범이 호랑이의 꼬리를 깨물어 자른 꿈’, ‘하늘이 후궁으로서 아들을 낳게 할 것이라는 꿈’, ‘김유신의 태몽꿈 이야기’ 등 미래예지적인 꿈이야기가 실려 있다. 또한『삼국유사』에는 꿈의 기록이라고 할 정도로 수많은 꿈이야기가 실려 있음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밖에 『조선왕조실록』을 비롯하여, 선인들의 개인문집이나 일기 등에 꿈이야기가 무수히 실려 있다.

선인들이 꿈의 예지적 기능을 민간신앙에 가깝게 절대적으로 믿었음을 알 수 있는 바, 고전소설에 있어서 영웅의 탄생은 ‘용이 품안에 뛰어 들었다’든지, ‘옥황상제로부터 구슬이나 꽃을 받았다’든지 하여, 출생부터 보통사람과는 다른 태몽꿈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전개하여, 장차 주인공이 비범한 인물로 성장해나가고, 또한 훌륭한 인물이 된다는 것을 합리화시키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또한 민심을 사로잡기 위한 수단 방편으로 꿈에 계시를 받았다거나, 조상이 현몽하여 계시해주는 이야기, 자신의 목적달성을 위하여 지어낸 거짓 꿈이야기, 기타의 문학작품에서도 일일이 예를 들 수 없을 정도로 꿈을 제재로 한 수많은 이야기가 실려 있음에서 알 수 있듯이, 미래예지적인 꿈은 민중들의 생활 속에서는 물론 문학작품에까지 다양하게 형상화되어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선인들이 자신이 체험한 실증적인 기록이나 꿈을 소재로 한, 수많은 작품을 남기고 있는 것은 선인들 스스로 몸소 체험한 미래예지적 꿈의 세계에 대한 믿음과 확신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현대의 우리들 또한 선인들의 꿈에 대한 믿음 이상으로, 미래예지적 꿈에 대하여 절대적인 관심을 지니고 있다. 인터넷 상에는 수많은 꿈해몽 관련 글이 넘쳐나고 있으며, 시중의 서점에는 꿈해몽 관련 서적이 난립하고 있다. 신문지상에는 (로또)복권 당첨자들의 당첨 꿈에 관한 여러 이야기나, 뜻밖의 행운을 잡은 사람들의 꿈이야기, 유명 연예인의 태몽에 관한 기사거리가 자주 등장되고 있다. 나아가 ‘나는 꿈을 안 믿는다’는 사람들도, 돼지꿈을 꾸면 복권을 살 생각을 하거나, 안좋은 꿈을 꾼 경우에 근심하면서 외출을 삼가면서 신중한 행동을 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하지만 꿈은 우리 인간이 꾸는 것이다. 꿈이 우리 인간의 미래를 지배한다기 보다, 우리 인간이 자신의 운명의 길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것처럼,우리 인간이 꿈을 만들어낸다고 볼 수 있다. 우리는 꿈의 미래예지적 성격에 너무 집착하기보다는, 주어진 여건에서 자신의 맡은 바 직분을 다하고, 올바른 삶의 길을 살아나가야 하겠다.

--무단 전재하거나 표절시 저작권 위반으로 고소됨. 홍순래 박사 꿈해몽(http://984.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