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꿈의 언어, 관습적인 언어, 문학적 상징

꿈의 언어인 상징의 세계는 우리가 쓰는 현실에서의 관습적인 언어 및 문학적 상징의 언어와도 일맥상통하게 전개되고 있다. 일상의 언어와 꿈의 상징을 예를 들어 살펴본다.

① 야! 이 자식! 너 옷벗고 싶어→직장 상사가 부하 직원에게 “야! 이 자식! 너 옷벗고 싶어”라고 말할 때, 단순한 옷이 아닌 “너 직장 그만두게 해줄까”의 뜻으로 쓰인다는 것은 다 알고 있을 것이다. 옷을 잃어버리는 꿈을 꾼 후에 실직한 사례가 있다.

② 재수없게 꽃뱀에 물렸어→꽃뱀은 남자를 성적으로 유혹하여 금품을 우려내는 여자’를 속되게 이르는 말로써, 뱀에 물리는 꿈을 꾼 후에 현실에서 여자의 유혹에 빠져 경제적 손실을 입는 일로 이루어지고 있다.

③ 누구는 누구의 오른팔이다→누구는 누구의 심복이다. 팔이 잘리는 꿈을 꾼 후에 자신의 부하직원이 사고를 당하거나, 자신에게서 떠나는 일로 이루어지고 있다.

④ 너! 죽여 버린다→현실에서도 상대방을 완전히 굴복시키고자 하는 경우 쓰이고 있는 바, 꿈의 상징의미에서도 죽이는 것은 제압․굴복․복종시킴을 뜻하고 있다.

⑤ 바지씨 잘 지내니?→이성의 남자 친구를 속되게 이르는 말로써, 바지가 찢어지는 꿈으로, 사귀던 남자 친구와 이별하는 일로 이루어지고 있다.

⑥ 고무신 거꾸로 신다→여자가 애인을 결별했을 때 쓰이는 말로써, 꿈의 상징의미에서도 신발은 의지하는 사람이나 직장을 상징하고 있으며, 신발을 잃어버리는 꿈을 꾸는 경우에 실연이나 실직으로 실현되고 있다.

⑦ 에고! 우리 강아지→부모가 어린 자식이 귀여울 때 쓰는 말로, 실제로 꿈속에서 강아지나 고양이 등이 사람이나 이성의 상대방을 상징하는 표상물로 등장되고 있다.

⑧ 호박이 넝굴 채 굴러 들어 왔다→재물이나 좋은 일이 일어날 때 쓰는 말로, 꿈에서도 호박을 달린 것을 보는 꿈은 재물의 획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문학적 상징과 꿈의 상징을 예로 들어 살펴본다.

① 박두진의 시 ‘해’에 나오는 ‘해야 솟아라’는 일제 때 쓰여진 시가 아닌, 광복 이후의 좌․우익의 혼란상을 극복하고 평온과 밝음의 세상이 펼쳐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쓰여진 시다. 하지만 문학적 상징의 입장에서 살펴보자면, 이 시는 오늘날 감상을 하는 사람이 처한 상황이나 여건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기도 하다. 몸이 아픈 학생에게는 ‘해야 솟아라’가 질병에서 낫는 일이 될 수 있으며, 애인이 없는 사람에게는 애인이 새롭게 생기는 것을 뜻하며, 실직자에게는 좋은 직장을, 수험생에게는 원하는 대학에 합격하는 것을 뜻할 수 있기도 하다.

이처럼 문학적 상징은 비유와 달리, 원관념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1 : 多(다)의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꿈의 세계도 문학적 상징과 마찬가지로 상징적으로 전개되어, 같은 꿈이라고 하더라도 꿈을 꾼 사람이 처한 상황에 따라 달리 실현되고 있다.

특히 문학작품 중에서도 이야기 전개의 서사 형식의 소설보다는, 압축된 말로 표현하는 시에 있어서 비유와 상징이 주요 기법으로 사용되고 있는 바, 꿈의 세계에서는 꿈의 언어인 상징이 주요한 기법으로 동원되고 있다. 상징의 세계를 드러내기 위하여 동물이나 산신령이나 귀신을 등장시키기도 하며, 기타 현실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황당한 전개의 역설적인 표상으로 상징성을 드러내고 있다.

② 현진건의『운수 좋은 날』은 ‘새침하게 흐린 품이 눈이 올 듯하더니, 눈은 아니 오고 얼다가 만 비가 추적추적 내리었다’의 암울한 배경으로 시작하고 있는 바, 곧이어 일어날 아내의 비극적인 죽음을 암시해주고 있다. 꿈의 상징에 있어, 태몽 등에서 음울한 날씨의 배경은 장차 태어날 아이의 불운한 여건이나 상황에 처하게 될 것임을 상징하고 있다.

이렇게 소설에서 암울하고 음산한 배경의 이미지가 주인공의 불행 등으로 이어지듯이, 음울한 내용의 태몽인 경우 유산이나 요절 등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선인들의 암울한 시적 전개의 夢中詩(몽중시)에 있어서는 죽음예지나 좌절의 꿈으로 실현되고 있다.

상징의 실현이 처한 상황에 따라 어떻게 전개되는지, 요즈음 사람들이 가장 많이 꾸는 ‘이빨 빠지는 꿈’에 대한 다양한 실증적 실현사례를 예로 들어 살펴본다.

① 이빨이 빠진 꿈 → 주변 누군가의 죽음 예지

윗니가 빠지는 꿈을 꾼 후 할머니께서 갑자기 쓰러지셨다. 그리고 윗니가 빠지는 꿈을 한번 더 꾸었을 때, 큰아버지께서 중풍으로 쓰러지셨다. 한 5개월쯤 지나서 윗니가 몽땅 빠지는 꿈을 꾸었다. 그랬더니 그날 새벽에 할머니께서 방금 돌아가셨다고 큰댁에서 전화가 왔다.

② 이빨이 빠지거나 부러지거나 끊어진 꿈 → 질병, 다치게 되는 일로 실현.

윗니 아랫니 모두가 갑자기 모래가 된 듯 우르르 부서지며 쏟아 뱉는 꿈을 꾸고, 며칠 뒤 어머니가 병원에 입원하시고, 자신의 동생도 몸이 아프게 되었다.

③ 흔들리는 이빨을 제자리에 놓는 꿈 → 사고나 위태로움을 수습하는 일로 실현.

동생을 둔 주부의 꿈 이야기로, 아래 어금니가 흔들리는 것을 도로 잡아서 제자리에 놓는 꿈이었다. 며칠 뒤에 대학생인 남동생이 카페에서 술을 먹다가 사소한 일로 시비가 벌어지고 싸움 끝에 상대방을 크게 다치게 했다. 이에 경찰서로 넘어가고 유치장에 갇혀서 형을 살게 될 즈음에, 운 좋게 기소유예로 풀려 나오게 되었다.

④ 이빨이 몽땅 힘없이 죄다 빠지는 꿈 → 대입, 입사 시험 때 합격여부

전날 이빨이 몽땅 힘없이 죄다 빠지는 꿈을 꾸고 나서, 찜찜한 마음으로 발표 장소로 가서 보니 낙방으로 현실화되었다.

⑤ 어금니와 앞 이빨 모두가 빠지는 꿈 → 사람과의 결별

어금니와 앞 이빨 모두가 빠지는 꿈을 꾼 다음날 오후에 사귀던 애인이 전화 상으로 절교를 하자고 했다.

⑥ 이빨 전체를 뽑았다 다시 낀 꿈 → 새로운 구조 조정

갑자기 이빨 전체가 빠져 손에 받아 놓았다가 다시 제자리에 끼어 맞추어 놓았던 꿈을 꾸었는데 회사가 기구개편을 단행하였다.

⑦ 아랫니가 빠지는 꿈 → 어떠한 일의 무산

아랫니가 빠지는 꿈을 꾸었는데, 다음날 동서가 아기를 유산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⑧ 이빨이 강제로 뽑히는 꿈 → 타의에 의한 제지 손실

연재하던 신문의 연재물이 타의에 의해 강제로 중단되게 되다.

⑨ 이가 모두 다 빠지는 꿈 → 애정의 대상과의 결별

이가 모두 다 빠지는 꿈을 꾼 다음날 자신이 키우던 토끼 새끼 9마리가 죽었다.

⑩ 이빨이 빠지는 꿈 → 사실적인 꿈으로 실현될 수 있음.

이빨이 빠지는 꿈을 꾼 다음날 옥수수 엿을 먹다가 실제로 이빨이 빠지게 되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빨이 빠지는 꿈은 이빨로 상징된 어떠한 사람이나 대상이 자신으로부터 멀어짐을 뜻한다. 즉, 자신과 관련된 주변 누군가가 죽거나, 쓰러지거나, 해고를 당하거나, 사고를 당하거나 등등 어떠한 대상이나 일거리와의 결별 등의 안 좋은 일로 실현되고 있거나 사실적인 꿈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무단 전재하거나 표절시 저작권 위반으로 고소됨. 홍순래 박사 꿈해몽(http://984.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