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권 당첨자들의 꿈이야기>
*언니 집에 불이 나는 꿈
「체육복권」 - 처제가 꾸어준 꿈으로 1천만원 당첨
『복권당첨 비법요? 다른 거 없어요. 중매 7번해서 5번 성사시키고
지난91년 돌아가신 장인어른과 일찍 세상을 떠난 친구 넷, 이렇게 5사
람을 염한게 전부죠.』
54회차 체육복권으로 1,000만원에 당첨된 김우영(36)씨의 복권당첨
의 변은 이렇듯 명쾌했다.
제천 토박이로 14년째 공무원 생활을 해오고 있는 김씨가 당첨복권
을 산 건 지난 8월말이었다. 복권을 사기 전 다녀온 3일간의 서울 출
장이 순조롭게 풀려 몸도 마음도 가뿐한 상태였다.
평소 5시 반이면 일어나 운동을 하는 김씨는 복권을 산 그날엔 새
벽 4시에 눈을 떴다. 가까이 있는 의림지까지 1시간 조깅을 하고 약수
를 떠온 후 출근 준비를 하는데 처제에게서 전화가 왔다.
언니 집에 불이 나는 꿈을 꿨는데 아무 일 없냐는 안부전화였다.
처제로부터 전화가 온 후 평소와 다름없이 덕산 면사무소로 출근을 한
김씨. 부산 해운대에서 군복무를 할 때부터 복권을 즐겨 온 그의 눈에
면사무소 건너편에 있는 우체국에 붙은 홍보물이 들어왔다. 2만3,500
원어치의 복권이 남았으니 사가라는 것이었다.
복권애호가인 김씨가 그냥 지나칠 리 없었다. 동료와 각각 1만원씩
투자해 54회차 체육복권을 샀다. 그 자리에서 긁는데 첫번째 장에서
맨 왼쪽 세로로 상어 그림 3개가 나란히 나왔다.
당첨금 란이 「일」까지 긁혀진 채로 김씨는 복권을 우체국 여직원
에게 내밀며 당첨이 된 것 같으니 마저 긁어보라고 했다. 그런데 이
게 웬일! 김씨에게서 복권을 받아 당첨금란을 긁어 본 여직원이 흥분
으로 눈가가 붉어져서는 일천만원 당첨이라는게 아닌가.
다음날이 마침 비번이라 가족들과 함께 외환은행이 있는 청주로 나
갔거든요. 은행에서 종이조각 하나가 세금을 제하고 현금780만원으로
둔갑하던 그 순간이 훨씬 놀라왔습니다.」
외모에서부터 충청도의 넉넉함과 이웃 아저씨와도 같은 푸근함을
풍기는 김씨는 알게 모르게 좋은 일을 해 제천의 「해결사」였다. 공
무원 생활을 하며 맺은 폭넓은 대인관계로 주위의 처녀 총각을 7번이
나 중매, 이 중 5번을 성사시키고 합기도 3단, 태권도3단, 쿵후 2단으
로 단련된 체력이 뒷받침되어서이기도 하겠지만 보통 사람이 좀처럼
하기 힘든 염을 5번이나 했다.
『인생을 많이 산 건 아니지만 남에게 악하게 하지 않고 손해보듯
사는게 현명한 삶의 방법인 것 같아요. 중매는 10번, 염은 7번 하면
복을 받는다면서요? 앞으로 각각 3번, 2번씩만더 하면 되겠네요.』
중매로 만난 아내(35)와 지난 84년에 결혼, 1남 1녀를 둔 김씨는 말을
맺으며 얼굴 가득히 미소를 피워 올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