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이 활활 타고 있는 꿈은 불길의 치솟음에서 사업의 번창이나 확장·발전을 의미하고 있다. 도박으로 패가망신을 한 사람이 집에다 불을 싸지르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이는 잠재의식적으로,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자신도 강렬히 일어나고 싶은 욕망을 나타낸다)
문학작품으로는 주요한의 불놀이 에서 실연을 당한 한 젊은이의 고뇌를 불꽃이 활활 타오르는 것으로 승화시키고 있다. 오호 사르라! 사르라! 의 시구를 연상해 보시기 바란다. 또는 불놀이 를 망국의 한(恨)을 노래한 것으로 보기도 하는데 하는데, 이 경우 조국 광복에 대한 염원과 갈망을 불길이 활활 타오르듯이 힘차게 일어날 것을 문학적으로 상징화시켜 나타내고 있다.
다시 현진건의 불에 대한 예로 살펴보자. 어린 나이에 시집살이에 대한 어려움과 미처 성(性)에 눈뜨지 못해 밤마다 고통을 겪던 주인공인 순이가 어떠한 행위로써 끝을 맺고 있는가? 또한 나도향의 벙어리 삼룡이 에서도 짝사랑하고 사모하던 아가씨를 그리워하며 온갖 학대를 당하다가 어떠한 행위로 소설의 끝을 맺고 있는 지, 독자 여러분들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또한, 홍염(紅焰)에서 방화행위도 마찬가지이다.
모두 작품의 주인공이 불을 싸지르는 가운데 사건이 끝맺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우리가 소설을 이야기할 때 허구성(虛構性)이라하여 아무렇게나 거짓말로 엮어내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보편타당한 일 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전개시켜 나아가고 있다.
고대소설처럼 전기적(傳奇的)인 내용으로 홍길동이가 도술을 부리는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아니라, 요즘의 소설인 현대소설은 어디까지나 현실에 바탕을 둔 일어날 수 있는 일로 전개되고 있음을 독자 여러분이 잘 아실 것이다.
따라서 문학작품속에 불이 활활 타오르는 소재가 펼쳐지는 것과 꿈속에서 불이 활활 타오르는 상징적인 표상과는 관련이 있음을 필자는 말하고 싶은 것이다.
어찌보면 우리 잠재의식이 주체가 되어 펼쳐내는 꿈속의 상징적 표상물은 현실에서 시인이나 소설가가 펼쳐내는 비유·상징·암시의 표현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종래의 꿈을 한갓 미신적으로만 여겨져 왔던 태도에서 벗어나, 꿈의 표상재료를 문학적인 비유·암시·상징 등과 관련지어 해몽하는 태도는 올바르다 할 수가 있겠다. 따라서 무속인이나
역술가보다는, 문학적 재능이 뛰어나거나 문학적 표현의 의미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이 객관적이고 실증적인 꿈사례에 토대를 두어 꿈해몽에 대한 여러가지를 말한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할는지 모른다.
* <현재 살고 있는 집이 불이 나서 전부 타버린 꿈>
이 꿈으로는 불확실하다. <불이 나서 몽땅 타버렸다>고 하였으니 몽땅 타버려서 재만 남았다는 뜻인지, 활활 타고 있는데서 잠을 깨었는지 알 길이 없다. 대부분의 경우 집이 타고 있는 것을 보면 사업이 융성함을 뜻하나, 그렇게 타던 불이 꺼지거나 재만 남은 것을 보면 한때 사업이 융성하다가도 쇠퇴함을 뜻하는 일로 실현이 된다. 복권에 당첨된 것으로 보자면, 집이 활활 타고 있는 꿈을 꾼 것으로 여겨진다.
*화재가 난 꿈
1년 전 꿈에 지붕을 수리하다 화재가 나서 걷잡을 수 없이 타는 것을 끄지 못했다. 집을 수리하다 화재가 났으며, 또한 불을 끄지 못했다는 꿈 속의 표상은 확실히 사업 융성이나 횡재할 꿈이다. 또한 이 꿈은 비록 1년 전에 꾼 것이지만, 언젠가는 복권에 당첨되어 부유해질 것을 예지한 꿈이다. 이런 꿈은 복권에 의하지 않더라도 언제인가는 승진·취직·부동산 매입 등으로 좋은 일이 일어나게 된다. 사람들은 꿈을 본 그 당시에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으면 꿈을 믿지 않으려 하나, 꿈의 실현은 길게는 20∼30년 뒤에도 이루어지고 있음을 볼 수가 있다.
* 동인천역이 온통 불바다가 되어 활활 타고 있는 것을 보다 잠을 깨었다.
----복권을 산 장소인 동인천역을 꿈의 재료로 등장시킨 것이 재미있다. 동인천역은 주택은행의 비유이고 불이 활활 타오르는 것은 사업의 융성을 뜻하거나 횡재함을 뜻한다. 그리고 갑자기 온통 불바다가 되었다는 것이 복권 당첨을 암시하는 주요 관점이다. 그것이 서서히 번져나갔다면 사업과 관계된 꿈이 된다. 본다는 것은 관리한다·지배한다·소유한다 는 의미도 갖는다.
꿈의 장소를 동인천역으로 택한 것은 복권을 산 장소를 재료로 삼았기 때문이다. 물론 동인천역이 꿈속에 등장된 것은 실제로 그 역이 불탐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동인천역과 비유되는 어떤 공공건물의 사정을 바꿔놓은 것이다. 공공건물은 주택은행 아니면 TV방송국의 바꿔놓기이다. 불이 활활 타오르는 것 은 사업의 융성함을 뜻하며 어떠한 일이 크게 일어날 것임을 예지해주고 있다.
* 대밭(竹田)을 가꾸고 화롯불을 쬐는 꿈.
<고향집 뒷뜰에 무성한 대밭의 잡초를 뽑고 죽순을 가꾸었다. 그곳에 숯 한덩이가 있어 그것
을 청동화로에 넣으니 불이 활활 붙어 그 불에 손을 쬐었다>
대밭은 주택은행, 대밭을 가꾸는 것은 복권을 선택하는 행위이다. 그 곳에서 숯 한 덩이를 얻은 것이 불씨, 즉 당첨 가능한 복권인데 하나의 불씨로 불이 활활 타오르는 것을 볼 수 있었으니 복권에 당첨될 것을 암시하고 있다. 이때 불을 쬔 것은 그 혜택을 자기가 받는다는 것을 암시해주고 있는 꿈의 표상이다.
* 집에 화재가 나는 바람에 타 죽었다.
집에 불이 난 것은 복권추첨장에 불이 난 것, 다시 말해서 추첨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의 열기와
그 속에서 자기가 타 죽었으니 자신의 일의 성공이나 성취 즉 복권이 당첨될 것을 여실히 예지하고 있다. 자신이 죽는 꿈은 부활이요 재생으로 낡은 껍질을 벗고 새롭게 태어나는 것 으로 최대의 길몽임을 앞에서 밝힌 바가 있다. 또 한편 이 꿈이 사후처리 즉 당첨금을 탄 다음에 어떤 일을 추진시키면 그 일이 성사되고 사업이 융성해진다는 것을 암시한 꿈일 수도 있으나, 복권 당첨으로 이 꿈의 결과가 완전하게 이루어 졌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 야광탄을 발사해서 화재가 일어났다.--야광탄을 발사하는 광경은 곧 복권 추첨 광경을 뜻하고, 화재가 나는 것을 보았으니 어떠한 사업이나 일이 장차 크게 융성하게 일어날 것임을 예지해주고 있어 복권에 당첨될 것이 분명하다. 또는 야광탄을 발사하는 것은 경사났음을 경축하는 것으로 수많은 사람의 관심과 이목거리가 된다.
* <집에 불이 나서 매우 놀라 깨었다>
복권 추첨 전날 밤 꿈이다. 민간신앙에 있어서 돼지, 죽음, 불, 깨끗한 물과 같은 표상이 들어있
는 꿈은 대길한 꿈으로 여겨져 왔다. <불이 나서 활활 타오르는 꿈>은 정신적 물질적인 일과 사업이 불 일어나듯 융성함을 뜻한다.
* 남편의 꿈은 계속 3일간 불이 나는 꿈을 꾸었고, 부인의 꿈은 변을 온 몸에 뒤집어 쓴 꿈을 꾼 부부가 있었다.
어떤 경우에는 남편과 아내가 함께 꿈을 꾸는 경우가 있다. 남편의 꿈에 있어서 <3일 동안이나 계속 불과 관계된 꿈>을 꾸었다는 것은 그가 복금을 타면 주택도 사고 상업에도 보태서 가세(家勢)가 크게 일어날 것을 예지한 꿈이 될 수가 있다. 3일간 이렇게 반복해서 꿈꾸어지는 것은 이 꿈의 예지가 확실하니 믿어도 된다고 꿈의 주체인 잠재의식이 그에게 알리고 있는 것이다. 부인의 꿈인 <변을 온 몸에 뒤집어 쓴 것> 역시 길몽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