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사람들은 용은 하늘을 마음대로 날고 구름을 몰아 꼬리로 쳐서 인
간에게 비를 준다고 믿었다. 뇌성은 용이 호통치는 소리요, 번개는 눈
알을 굴리는 섬광이다. 그래서 몹시 두렵고 위대하며 하늘의 권세를
마음대로 주름잡는다. 용은 인간이 갈구하는 비를 마음대로 주기도, 안
주기도하는 영험한 동물이라고 믿었던 신앙이 있었다.
이 용이 되기 위해서는 뱀이나 이무기가 지상에서 천년을 묵어야하
고 하느님의 인정을 받아야만 한다고 믿었다. 이러한 잠재지식은 세
력을 잡는다는 관념적 상징물로 사용됐다. 그래서 왕의 자리를 용상
이라고 했고, 과거에 급제하면 등용문에 든다고 했으며, 군대의 군기
도, 사찰의 문주에도, 일용잡품의 문장이나 호신용 칼자루에까지 용트
림을 득세의 상징으로 아로새겼으니 용은 득세의 상징물로 잠재지식화
돼버렸기 때문이다.
이러한 용의 표상은 국가의 최고 통치자의 권세나 고귀함의 상징 표
상에 부합되고 있는 것이다. 임금이 입던 정복을 袞龍袍(곤룡포)라 하
고, 임금의 얼굴을 높이어 龍顔(용안)이라고 부르고 있듯이, 용은 상서
로운 동물로 제왕에 비유되고 있는 것이다.
꿈에서도 이러한 상징 의의를 그대로 원용되고 있다. 실증적인 사례
에 대한 여러 글들은 용 을 검색하시기 바란다. 특히 선인들의 꿈사례
를 반드시 살펴보시기 바란다.
---- 남대문 밑에 용 한 마리 ----
정종대왕이 과거령을 내린 어느 날 밤, 꿈에 남대문 밑에 용 한 마
리가 서려있는 것을 보고 꿈을 깨자마자, 시종을 시켜 남대문에 첫 발
을 디디는 사람이면 누구나 데려오라 명했다. 그리하여 찾아낸 사람이
숯장수였는데 그가 틀림없이 과거에 급제하고 말았다. 대왕은 꿈의 예
지와 용꿈이 헛되지 않다는 것을 몸소 체험으로 밝혀낸 분이다.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