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건덕 선생님이 오래 전에 잡지에 연재한 글들이다. 글의 부분부분
을 고치고 다듬었으며, 새롭게 해설을 덧붙여 살펴본다.
* 용꿈에 대해서 1--상징 표상
용꿈에 대한 신뢰는 예나 지금이나 두 가지 경향에서 지대한 바 있
다. 그 하나는 태몽으로서 용꿈을 꾸면 큰 인물을 낳는다고 믿고, 또
하나는 官界(관계)에서 입신양명을 꾀하는 사람에게 득세의 상징이 된
다.
물론 용은 가상적 동물이다. 하지만 용꿈에 대한 신뢰는 입신양명과
득세, 성공 또는 인물됨이 뛰어날 것을 예지하는 상징으로 대표적이다.
그러나 용꿈을 꾸었다고 다 좋은 꿈은 되지 않으며, 어떤 표상으로 전
개되었느냐의 여부에 있다. 즉, 꿈속에서 그 용을 어떻게 보았으며, 어
떤 관련이 있었는가, 또는 그 일로 인해서 어떤 감정이 생겼는가에 따
라 각각 해석이 달라지게 마련이다.
예를 들어 상처 투성이의 용이 하늘을 날고 있는 꿈 으로 태어난 윤
이상 씨의 꿈은 그의 뛰어난 음악적인 재능에도 불구하고 불운한 일생
을 사는 것으로 실현되었다.
용꿈의 태몽이지만, 하늘을 힘차게 날아오르지 못하고, 도중에 떨어져
내리는 꿈이었다고 한다면, 큰 인물로 될 수는 있지만 뜻을 얻지 못하
고 중도에 좌절되는 혁명가의 일생에 부합되는 표상인 것이다.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