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예지적 기능의 대표적인 것으로 태몽을 들 수 있다. 태몽은 단
순하게 태아의 성별만을 암시하는 것이 아니라, 태몽꿈에 나타난 동·
식물이나 상징물과 관계가 있는 인물로 자라나게 되어, 장차 태어날
아이의 성격·직업·일생이 투영되고 있다는 점에서, 신비로운 꿈의
세계를 단적으로 나타내주고 있다.
태몽에 관한 수많은 실증적인 예화를 통해서 살펴보면, 두게 될 자녀
의 숫자 및 남녀의 구별(정확히 표현하면 남성적이냐 여성적이냐)은
물론, 장차 태어날 아이에게 닥쳐올 몇십년 뒤의 운명까지도 예지되고
있음을 알 수가 있다. 어찌 보면 태몽은 우리 인간의 손을 떠나서 한
인간의 일평생을 예지해주는 신의 계시로까지 인식되기까지 한다.
꿈이 우리 인간에게 미래에 다가오는 길흉을 예지해주고 있다는 점
에서 생로병사(生老病死)의 중대한 일이 있을 때 꿈으로 예지되고 있
으며, 실제적으로 죽음을 예지해주는 꿈사례 못지않게 장차 태어날 신
비로운 생명의 탄생과 함께 미래를 예지해주는 태몽꿈을 대다수의 많
은 사람들이 실증적으로 체험하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고 하겠다.
태몽은 꼭 임신한 여성만이 꿀 수 있는 것이 아니고, 태어날 아기에
대한 관심을 지니고 있는 주변의 사람들에게 보여지기도 한다. 이러한
태몽에 관한 인식은 절대적이라 할만큼 신비로움을 넘어 신앙적으로까
지 받아들여지고 있다. 또한 유명인사나 연예인의 "태몽꿈이 무엇이
냐"고 물어볼 정도로 태몽꿈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도 상당한 것을 알
수가 있다.
고전소설에 있어서도 영웅의 탄생은 태몽꿈부터 용이 품안에 뛰어
든다 든지, 옥황상제로부터 구슬이나 꽃을 받게 된다 든지 하여, 출
생부터 보통사람과는 다른 태몽꿈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전개하여, 장
차 주인공이 비범한 인물로 성장해나가고, 또한 훌륭한 인물이 된다는
것을 합리화시키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처럼 태몽꿈은 민중들의 생
활 속에서는 물론 문학작품에까지 다양하게 형상화되어 나타나고 있
다.
태몽에 대한 모든 자료가 이 란에 올려지고 또 앞으로 책으로 나올
예정이지만, 태몽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알고 싶으신 분은 필자의 {현
실 속의 꿈이야기, 꿈이야기} 중 태몽 부분이나, 한건덕 선생님이 쓰
신 {태몽의 모든 것}이란 책을 참고하시기 바란다.
여기에서는 태몽에 관한 여러 꿈사례를 모아 살펴보았다. 저마다의
태몽꿈이 똑 같을 수는 없겠지만, 여기에 실려있는 태몽꿈의 사례를
살펴보다 보면, 자신의 태몽꿈이나 주변 사람들의 태몽꿈에 대해서 나
름대로 해몽하게 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 또한 신비한 꿈의 세계에 담
뿍 취해서, 꿈의 미래예지적인 성격에 대해서 놀라움과 탄성을 자아내
게 될 것으로 믿는다.
먼저 구체적인 실례로, 일생의 미래를 예지해주고 있는 윤이상 씨의
태몽꿈을 살펴본다. 신문기사를 그대로 전재하여 살펴본다.
"어머니는 그때 내가 태어난 경남 지리산 하늘 위를 상처 입은 용 한
마리가 날고 있는 꿈을 꾸었다"--윤이상씨 태몽
이제 윤씨의 한(恨) 많은 일생을 돌아보면, 그는 어머니의 태몽 그
대로 한 마리의 상처받은 용이었음이 분명하다. 한국출신으로는 최초
로 세계적으로 알려진 작곡가였으나, 정치적으로 온갖 박해를 받으면
서 끝내 그리던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67년 동백림 사
건당시 그는 서울에 납치된 후, 중앙정보부에서 온갖 고문을 당했다.
결국 간첩활동을 했다는 허위자백 끝에 무기형을 선고받고 옥살이를
하다, 세계 음악계의 구명운동에 힘입어 2년만에 석방된 뒤 한국을 떠
났다. 지난해 본사 주최로 광주에서 열린 윤이상 음악제에도 정작
주인공인 그는 오지 못했다. 지금 생각하면 참으로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념보다는 민족을 중시했던 한 음악가의 죽음을 대하면서,
체제가 무언지 이데올로기가 무엇인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용으로 표상된 태몽꿈으로 말미암아 장차 큰 인물이 될 것임을 암시
해주고 있다. 하지만 꿈속에서 상처받은 용으로 표상된 윤이상씨의 일
생이 뜻을 펴보지 못하고 불운하게 일생을 보내게 된 태몽꿈의 신비를
보여주고 있다.<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