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 꿈풀이 (34) 멧돼지처럼 생긴 짐승이 가슴 받고 지나가는 꿈
무령왕릉 발굴한 고(故) 김영배 관장
꿈의 주요 기능으로, 장차 일어날 일을 예지해주기도 하지만, 꿈을 통해 주변에 일어날 위험한 상황이라든지, 현실에서 해결할 수 없었던 난해한 문제를 해결하도록 도와주는 경우도 있다. 옛 선인들이 꿈속에서 현실에서는 지어낼 수 없었던 뛰어난 한시를 짓거나, 꿈의 계시를 받아 어떠한 일을 이루어낸 많은 사례가 있다.
외국의 경우에 있어서도 어떠한 대발견이나 발명에 앞서 꿈의 계시로 이루어진 사례가 상당수 있다. 예를 들어 재봉틀 바늘 모양을 꿈속에서 쫓아오던 인디안의 창에 구멍이 나 있는 것을 보고 발명한 것이라든지, 6각형의 벤젠의 구조식을 알아내기 위해 고심하다가 뱀들이 얽혀있는 모양을 보고 발견한 것이라든지, 커다란 금맥을 꿈속에서 미리 보고 발견한 사례를 들 수 있다.
마찬가지로 국가적 사회적으로 엄청난 국보급의 문화재를 발굴해내는 데 있어, 사전에 꿈으로 계시하거나 예지해주는 사례가 있다.
충청남도 공주시 금성동(옛 이름은 송산리)에 위치한 백제 무령왕 릉의 발굴에 있어서도, 발굴 당시 국립공주박물관장이자, 마지막 백제인임을 자처했던 고(故) 김영배 관장의 꿈에 예지되고 있다. 무령왕 릉은 고분의 축조연대와 묻힌 피장자가 분명하게 드러나 있으며, 무엇보다도 도굴의 피해를 전혀 입지 않은 상태로 고스란히 발견되어, 삼국시대 고분 연구에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공주 송산리 고분군 정비 공사가 한창이던 1971년 7월 5일 새벽. 김 관장은 멧돼지처럼 생긴 짐승이 자신의 가슴을 받고 지나가는 꿈을 꾼 뒤 잠에서 깨어 났다. 심상치 않은 꿈임을 알 수 있었다.
그날 오전, 김 관장은 고분 정비공사 현장소장 김영일 씨로부터 공사 현장에 급하게 나와 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송산리 6호 고분 주변으로 빗물을 차단해서 옆으로 돌리는 단수구(斷水溝) 작업이 한창이었는데, 현장 근로자의 삽날에 벽돌 같은 것이 걸렸다는 것이다. 현장을 둘러 본 김 관장은 벽돌을 쌓아 만든 백제 최고위층의 무덤임을 직감했다. 삽질을 몇 번 더하자 무덤을 쌓은 벽돌이 드러났다. 문화재관리국(문화재청의 전신)은 곧 공사 중단 명령을 내렸다.
사흘 뒤인 8일 오후 4시, 고(故) 김원룡 당시 국립중앙박물관장과 김영배 관장은 무덤 입구를 막고 있던 벽돌 한 장을 들어냈다. 김영배 관장은 들어낸 벽돌 틈으로 무덤 안을 보았다. 바깥쪽을 향해 서 있는 뿔 달린 돌짐승 한 마리가 눈에 들어왔다. 김영배 관장은 소스라치게 놀랐다고 밝히고 있는 바, 꿈속에서 본 ‘멧돼지’가 그곳에 있었기 때문이다. 이 돌조각은 무덤을 지키기 위해 넣은 동물상인 진묘수(鎭墓獸)였다.
이러한 진묘수(鎭墓獸)는 중국에서 묘(墓) 속에 놓아 두는 신상(神像)으로 주로 짐승형태를 하고 있다. 묘(墓)에 악영향을 미치는 악령을 내쫓을 목적을 지닌 것으로, 우리나라에서는 백제의 무령왕릉에서 출토되고 있다. <사진은 첨부파일로 보낸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진묘수(鎭墓獸) 사진을 진묘수에 관한 설명 글이 들어가는 자리에 넣어 주시기 바랍니다.>
일반적인 꿈의 상징에 있어, 멧돼지처럼 생긴 짐승이 가슴 받고 지나가는 꿈은 좋지 않은 꿈이다. 멧돼지로 상징된 병마나 적대적인 행위가 발생하게 되어 가슴 부위에 심장마비나 사고 등을 입게 되는 일로 일어날 수 있는 꿈이다. ‘복카치오’의 『데카메론』에서도 사나운 짐승의 연인의 가슴을 물어뜯는 꿈을 꾼후에 심장마비로 죽게 되는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다.
하지만, 꿈은 꿈을 꾼 사람이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르게 실현되고 있다. 호랑이에게 물리는 꿈을 꾼 후에, 퇴근길에 불량배를 만나 고생하는 일로 이루어지기도 하지만, 가임 여건에서 아이를 갖는 태몽으로 이루어질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호랑이에 대한 꿈속의 느낌이다.
고(故) 김영배 관장에게 있어, 멧돼지처럼 생긴 짐승이 가슴을 받고 지나가는 꿈은 1500년 가까이 무령왕릉을 지켜 왔던 동물상인 진묘수(鎭墓獸)가 현실에 모습을 드러낼 등장을 예지해주고 있다. 안좋게 보여지는 꿈이지만, 이처럼 처한 상황에 따라 극적으로 좋은 꿈으로 이루어진 사례로 볼 수 있다.
여담으로 발굴과 관련된 꿈이야기를 하나 살펴본다. 한국 고고학계의 개척자로 꼽히는 김원룡 박사는 ‘나의 인생 나의 학문’(학고재 간)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1963년 가을, 경북 고령에서 신라·가야 최초의 벽화고분을 발굴했다. 그해 12월, 정밀조사를 다시 마친 직후 서울로 올라오는 날 새벽, 흉한 꿈에 잠을 깼다. 여자 셋이 내 이불을 확 벗겼는데, 내 몸이 피투성이였다. 그날 새벽 내가 탄 버스는 출발한 지 몇 분 만에 논바닥으로 굴렀다. 늑골이 부러지는 중상이었다. 유리를 깨고 버스에서 겨우 빠져 나온 내 모습은 꿈에서 본 그 꼴이었다.’
-- 필자소개 : ‘홍순래박사 꿈해몽’ http://984.co.kr(인터넷), 984+인터넷 접속버튼(핸드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