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꿈이 아닌 현실에서 예쁜 돼지가 웃는 것을 보고 즉석복권
이천만원에 당첨된 사람의 이야기이다. 예감도 무시할 수 없는 듯하
다.
홍길동씨는 당첨된 날 아침도 여느 날과 마찬가지로 간장이며 된장,
당면 등을 식당에 내려주고 성남 시청 앞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중이었
다. 바로 옆엔 돼지들을 잔뜩 실은 트럭도 같이 서 있었다.
무심코 그 돼지들을 보는 순간 깜짝 놀랐다. 자그마한 돼지들 틈에
서 엄청나게 큰 돼지 한 마리가 윤씨를 보며 웃고 있는 것이 아닌가.
여태껏 그렇게 크고 예쁜 백돼지는 처음이었다. 신호가 바뀔 때까지
그 돼지와 웃음을 나눴다.
차를 몰고 오면서도 꼭 그 돼지가 행운을 줄 것만 같은 이상한 예감
이 들었다. 그래서 난생 처음으로 말로만 듣던 복권 2장을 사게 된 것
이다. 조금 특이하면서도 화려한 4장짜리 시트복권인 점보 2000복권,
그것을 짚어 두 장을 샀다. 산 2장이 모두 1등 1천만원씩에 당첨되었
다. 하마터면 윤씨는 두 번째 1천만원은 버릴 뻔했다. 처음 긁은 것에
서 같은 그림 3개로 1천만에 당첨, 너무 당황해 다음 장은 버리려다
긁은 것이었다.
<쉬어가는 페이지>
# 전세계 복권 발행 액수
전세계의 복권 발행 총액은 1천억 달러를 넘고 있으며, 지역별로는
유럽이 45% 내외, 미국·캐나다 등이 35% 내외, 아시아·중동지역은
12% 내외를 보이고 있다.
# 복권의 역사
세계 최초의 복권은 1490년 당시 벨기에에 속했던 옛 플랑드르 지방
에서 발행됐는데, 사회 간접 자본을 건설키 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
다. 중세 유럽에서는 도박화 정도가 심해, 도시 전체가 상품으로 내걸
린 일도 있었다고 한다.
우리 나라 최초의 복권은 해방 직전인 1945년 7월 일본이 군수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한 「승찰」이란 복권이다. 1장에 10원(圓)씩이었
고, 당첨금은 10만원이었다.
해방후에는 47년 12월 한국올림픽 위원회가 발행한 「올림픽후원권」
이 이듬해 열릴 16회 런던올림픽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 복권은 1장에 100원이었고 1등은 100만원이었다.
이후 49년 10월에 이재민 구호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후생복표」가
나와 3회까지 발행됐으나 6·25로 중단됐다. 복권이라는 이름이 최초
로 사용된 것은 56년 2월 전쟁복구비를 충당키 위해 낸 「애국복권」
이다. 1등은 100만환이었는데 쌀 70가마를 살 수 있는 거액이었다.
이처럼 일시적이던 복권이 정기적으로 나오기 시작한 것은 69년 9월
15일 주택복권이 나오면서부터이다. 1회 주택복권은 장당 100원으로
50만장이 발행됐고 1등은 300만원이었다. 이 복권은 83년 4월부터
「올림픽복권」으로 개명했다가 89년에 제 이름을 찾았다.
이렇게 21년 동안 독점을 유지해오던 주택복권이 경쟁자를 맞은 것은
90년 9월 대전 엑스포 개최 비용을 마련하기 위한「엑스포복권」이 발
행되면서부터이다. 이후 체육진흥기금조성을 위한 「체육복권」이 최
초의 즉석식이라는 이름을 달고 등장했고, 93년에는 기술개발복권이,
94년에는 근로자 복지 지원을 위한 「복지복권」이 차례로 등장했다.
현재 국내 복권시장에는 이외에도 기업복권, 자치복권, 관광복권 등
총 7종류의 복권이 서민들의 꿈을 담보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
다.--경향신문, 97,1,6.<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