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가 쫓아오길래 무서워서 도망가다 울타리 위에 올라섰는데, 호랑이가 발을 물었다.] 이건 과연 무슨 꿈일까? 지금까지 이 글을 읽었던 사람은 이건 보나 마나 임신해서 아이를 낳을 꿈 이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싶다. 나도 전엔 그렇게 대답했었으니까.
그러나 그렇지가 않다. 이 꿈 이야기는, 내가 친구들 모임에 나가 그들에게 유산과 단명에 관한 꿈 이야기를 하자, 한 친구가 자신의 꿈 이야기를 하며, 그러면 이건 무슨 꿈이냐? 고 나에게 물어 왔던 것이다. 그 때 나는 이렇게 대답했었다.
"그건 보나마나 임신할 꿈이지." 그랬더니 그 친구는, 네가 그토록 믿는다는 꿈을 겨우 그 정도밖에 해석하지 못하는구나. 하는 표정을 지어 보이며 웃었다. 스무 살 무렵에 꾸었는데 임신은 무슨 임신이냐고 하면서 말이다. 그 순간 나는 무안해 지면서 이렇게 생각했다. 어이쿠, 내가 또 너무 성급했구나. 언제 꾼 꿈이냐고 먼저 물어보고 해몽에 들어갔어야 하는 건데. 갓 고등학교 졸업할 나이에 꾼 꿈을 가지고 태몽이라고 했으니 ......
사연을 듣고 보니 이랬다. 그는 이 꿈을 꾼 다음 날, 술집에 가서 옆에 있는 사람들과 시비가 붙어 서로 주먹을 휘둘러 경찰서에 붙들려 갔다가 기소유예 로 풀려 나왔다는 것이다. 이 꿈에서의 호랑이는 태아를 상징한 것이 아니라, 시비를 걸어 온 사나운 사람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었던 것이다.--(글: 김하원)
주: 이처럼 해몽하는데 있어서 필수적인 것은 꿈을 꾼 사람이 처해 있는 상황이 중요하다. 해몽 요청의 글을 올리는 이용자는 반드시 자신의 처한 상황을 이야기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 필자의 꿈은 처한 상황에 따라 달리 실현된다는 글을 읽어보시기 바란다.<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