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시아버지의 태몽꿈이다. 조그만 뱀이 집으로 들어오길래, 집으로 들어온 뱀은 좋다고 생각하여 네 편한 곳을 찾아가서 잘 쉬어라. 하고 마음 속으로 바라고 있었는데, 머리를 돌려 나갔다가 또 다시 들어 왔다.
나는 이 꿈을 듣고 재미있는(?) 꿈이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나갔다 다시 들어왔다면, 이건 아무래도 어렸을 적에 아이를 한 번 잃어버렸다가 되찾을 꿈이 아닌가 싶었기 때문이다. 나는 꿈을 자세히 알고 싶었다. 그래서 정말 그런 꿈을 꾸었다면, 혹시 다음에 아이를 잃어버리더라도 반드시 되찾게 될 것이니, 별 걱정하지 말라는 말이라도 전해 주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얼굴도 모르는 여자에게 집사람을 통해 인터폰으로 직접 물어 보았다. 그런데 직접 다시 들어보니 내용이 약간 달랐다. 뱀이 머리를 돌려 나가긴 나갔는데 대문 밖까지 완전히 나간 것이 아니라, 대문을 향해 조금 나가다가 다시 들어왔다는 것이다. 그러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그래서 나는 다시 물었다.
"그러면 유산시키려고 마음먹은 적이 있지요?" 그랬더니 정말 그렇다고 한다. 첫 아이도 딸인데 이번에도 딸이어서 다음에 아들이나 임신하면 낳을까하여 유산시키려고 병원에 몇 번이나 왔다 갔다 했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유산시키기로 거의 마음을 굳혔을 즈음 시아버지께서 위의 꿈 이야기를 하면서, 좋은 꿈(내가 볼 때는 좋은 꿈이라기 보다는 단지 자식 가질 평범한 꿈이었다)을 꾸었으니까 딸이라도 상관없으니 낳으라고 해서( 남편은 형제인데, 형은 이미 딸 둘로 아이를 끝냈기 때문에 자기는 필히 아들을 낳아야 할 판이어서 유산을 시키려던 참인데-)아이를 낳았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순전히 시아버지의 꿈 때문에 아이를 낳게 되었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