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사촌동생이 뱀을 잡아 가지고 나를 놀리느라고 마구 나의 몸에 갖다 댔다. 나는 징그럽기도 하고 겁도 났다. 그래서 뱀을 피하면서 그걸 놓아 주라고 했는데도 그는 말을 듣지 않고 계속해서 나를 놀려대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결국 계속 뒤로 피하다가 개울에 빠졌는데, 그때 뱀도 나와 함께 개울에 떨어졌다. 물에 떨어진 뱀의 몸에서 빛이 나는가 싶더니, 그 뱀이 어느 새 나에게 다가와 옆구리를 무는 것이었다. 그 뱀에게서 빛이 더욱 반짝거렸지만, 나는 무섭다는 생각보다는 오히려 무척 예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꿈은 아이를 유산시키려다 결국에는 낳게 된다 는 것을 예지했던 것이다. 동생이 뱀으로 장난을 칠 때 무서워서 마구 피했던 것은 아이가 들어섰는데 유산시키려 한 것을 뜻했고, 나중에 뱀이 자신의 옆구리를 물었다는 것은 뱀의 영향권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상징한 것으로 아이를 낳을 것을 뜻했던 것이다. 바로 이 꿈은 아이를 낳을 때까지의 과정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었던 것이다. --글: 김하원
뱀이 무척 예쁜 표상처럼, 딸을 낳는 것으로 실현되었다. 산신령 같은 할아버지가 꿈에 나타나 전생에 짓지 않던 죄를 지으려 하느냐고 야단을 친 것은, 자기가 아이를 유산시키려고는 하였지만 그것을 죄악으로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 죄의식이 꿈에 나타난 것으로 볼 수 있으며, 또한 계시적인 입장에서는 산신령 등을 통해 어떠한 계시를 꿈을 통해 일러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한건덕 선생님은 산신령 등은 자신의 잠재의식의 자아가 만들어 낸 창작 표상이라고 말씀하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