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하원) 그의 한 조카는 8개월만에 조산되어 두 달간 인큐베이터 안에서 살다 나왔는데, 조산할 당시의 몸무게가 1.1kg이었다 한다. 산모가 고혈압에 당뇨까지 겹쳐서 그대로 놔두었다가는 산모도 태아도 목숨이 위험할 것 같아서 조산을 했는데, 영양이 산모에게로만 가는 바람에 8개월째가 되었는데도 정상적으로 자랄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조산을 해서 살기 힘들 것만 같았던 그러한 조카가 두 달 후에는 2.2kg이 되어 인큐베이터 안에서 나왔는데, 몇 년이 지난 지금은 다른 아이들보다 더 통통하기만 하다는 것이었다.
조카가 태어나기 전에 그의 어머니는 다음과 같은 태몽을 꾸었다고 한다.
[중간 크기 정도 되는 통통한 백곰이 방안에서 어슬렁거리고 있었다. 처음엔 등에 하얀 밀가루가 묻어 있었는데, 나중에 보니 그 밀가루가 다 떨어져 나갔고, 그 곰이 귀여워서 등을 쓰다듬어 주었다.]
현실적으로 보면 살기 힘들 것 같던 아이가 태몽대로 이상없이 살아나, 아니 이상은 커녕 오히려 다른 아이들보다도 더 토실토실 살만 쪄 건강하게 잘만 자라고 있다니! 이런게 바로 태몽인 것이다. 내가 볼 때 그 아이는 커서도 통통하기가 쉬울 것이다. 벌써 태몽이 그 통통한 곰태몽인데다가, 그 부모들은 조산되었을 때를 생각하여 그 아이를 오죽이나 잘 챙겨 먹이겠는가.
(처음에 백곰의 등에 하얀 밀가루가 묻어 있었다는 것이 무엇을 뜻했는지, 이런저런 사정을 모르는 나로서는 알 수가 없다. 이 태몽만으로 볼 때 조산할 만한 내용은 없어 보인다. 단지 아이가 아무 탈 없이 튼튼하게 잘 자랄 것이라는 것만 예지해 준 것 같다.)<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