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위가 나타난 꿈 >
정치가이면서 소설가인, 유진오의 아호(雅號)는 ‘현민(玄民)’으로 되어 있으나, 어렸을 때에 선친이 지어주신 호는 ‘지암(芝菴)’이라 하였다. ‘지암’의 유래는 미심하나, 어머니 태몽 속에 고향집 뒷산에 있는 바위가 나타났기 때문이라 한다. - ‘나의 아호(雅號) 유래’, 유진오, <다시 창랑정에서>, 창미사, 1985.
< 태양이 솟아올라 가슴에 안기는 꿈 >
앙드레 김(김봉남)의 태몽이다. 어머니가 그를 임신할 무렵, 바다에서 큰 태양이 솟아올라 자신의 가슴에 ‘턱’하고 안기는 태몽을 꾸었다고 한다.--이승재 기자의 테마데이트. 2002.3.28
< 호랑이를 데리고 이 산 저 산을 넘나드는 꿈 >
‘초우’ 등으로 유명한 가수 패티 김(김혜자)의 태몽을 직접 인용하여 살펴본다.
“어머니께서 꿈에 큰 호랑이를 옆에 데리고, 이 산 저산 훌쩍훌쩍 넘어 다니셨다고 그래요. 이제 와 생각해보니, 세계 곳곳을 누비며 공연할 제 팔자를 어머니께서 태몽으로 예지하신게 아닐까 싶어요.”
어머니의 태몽에 대한 풀이는 올바르다고 볼 수 있다. 산의 상징이 거대한 기관 단체 국가 등의 상징에 부합하며, 이러한 산을 넘나드는 것은 산으로 상징된 국가나 거대한 기관 단체를 초월하여 이루어내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호랑이 태몽이 반드시 남아의 출생이 아닌 것을 잘 알 수가 있겠다. 패티 김의 외모와 시원시원하며 통 큰 배포의 패티 김을 보면, 커다란 호랑이의 태몽 표상의 상징물이 가장 적합하다고 볼 수 있는 바, 일생이 예지되는 태몽의 신비로움을 잘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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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녀가 떨어지는데 치마에 담은 꿈 >
강선영(姜善泳 1925～ )는 무용가로, 본명은 강춘자(姜春子)이다. 어머니의 태몽에 선녀가 떨어지는데 치마에 담는 꿈으로 태어나, 어머니는 그런 꿈은 팔자가 사나운 꿈이라 하여 예사롭지 않게 생각했다. 13세 때 춤에 소질을 보여, 학교 선생님의 권유로 춤을 시작하게 되어, 당대 최고의 명무로 손꼽히는 한성준 선생에게 춤을 배우게 되고, 한국을 대표하는 무용가로서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대표작인 <목란장군>이 있으며, 1988년 <태평무>로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이 되었다.
선녀를 치마에 담았듯이 여아가 탄생하고 있다. 한편 한국에서 유일하게 '승무'와 '살풀이' 두 종목의 인간문화재인 이매방(81)은 모친이 그를 가질 때 불덩어리가 치마로 들어오는 태몽을 꿨다고 한다.--『삶이 춤이었고 춤이 삶이었다. 』, 유인화 지음, 동아시아, 2008.
< 파란 눈의 흰 용이 들어오는 꿈 >
소설가 고(故) 박경리(1926.10.28～2008.5.5) 태몽이다. "어머니가 저를 뱄을 때, 흰 용이 방을 차고 들어오는 꿈을 꿨답니다. 파란 눈알이 박힌 흰 용을 본 태몽이기에, 아들을 낳는 줄 알았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딸로 태어난 제가 어머니께 불효 많이 했어요. 오늘 밤 꿈에서라도 어머니를 뵐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어요." --[조선 인터뷰] 박해현 기자. 2008.03.30
‘나의 출생’이란 시를 보면 태몽이었던 용꿈과 호랑이 띠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기도 하다. “어머니는 말하기를 산신에게 빌어 꿈에 흰 용을 보고 너를 낳았으니, 비록 여자일망정 너는 큰 사람이 될 것이다”라고 용꿈의 태몽에 대한 믿음을 보여주고 있는 바, 토지 등 불후의 명작을 남겼다.
< 화분에서 과일이 주렁주렁 달린 꿈 >
하숙생 등으로 유명한 가수 최희준(1936.5.30)의 태몽이다. 노란 꽃이 탐스럽게 핀 화분을 신기하게 생각해서 방안으로 들여왔다. 얼마 뒤 꽃이 지고 그 꽃나무에서 사과같은 과일이 주렁주렁 열렸다.
아름답고 풍요로움의 태몽 표상으로, 장차 인생길이 밝으며, 열매를 맺는 것처럼 성취와 성공의 인생길이 될 것임을 예지해주고 있다. 수많은 히트곡의 노래 외에 15대 국회의원을 역임하기도 하는 등 태몽의 예지에 부합되는 인생길을 보여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