Ⅳ. 유명인사, 연예인, 운동선수 등의 태몽
1. 유명인사의 태몽
선인들의 태몽에 대한 믿음은 신앙적이라 할 정도로 절대시하고 있다. 역사적인 인물의 탄생에 있어 신비로운 태몽이 있었음을 중시하고, 죽은 일대기를 기록한 행장(行狀) 등을 비롯해 여러 문헌에 태몽을 언급하고 있다. 정몽주(鄭夢周)는 꿈에 주공(周公)을 보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 바, 이처럼 역사상의 인물들의 이름에서 태몽과 관련된 이름도 많다.
또한 고전소설의 시작이 영웅의 태몽이야기로 시작되고 있을 만큼, 민중의 태몽에 대한 신앙은 절대적이라 할 정도로 믿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오늘날에 있어서도, 유명인사나 연예인 등의 탄생에 있어, 신비로운 태몽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근대의 정치가인 夢陽(몽양) 여운형도 그의 어머니가 태양이 이글거리는 꿈을 꾸고 낳았으며, 그의 호가 '몽양'인 것도 태몽에서 유래되었다. 이명박 대통령의 이름 또한, 보름달이 치마폭에 들어오는 태몽으로 ‘밝을 명(明), 넓을 박(博)’자를 넣어 지었음을 밝히고 있다.
이러한 유명인사의 태몽 속에는 그 일생의 삶의 파노라마가 투영되어 있다. 실로 태몽은 인생의 청사진이요, 하늘이 보여주는 인생의 이정표이다. 구체적인 사례를 살펴보기로 한다.
< 푸른 밤송이 속에서 붉은 밤 한 개를 감추어 둔 꿈 >
푸른 밤송이 속에서 붉은 밤 한 개를 얻어서 감추어 둔 것이 태몽이라고 어머니는 늘 말씀하셨다.(김구 『백범일지』)
위대한 민족의 지도자로, 민족의 자주독립을 위하여 헌신하셨던 김구(1876~1949) 선생님의 태몽으로, 의외로 다소 평범한 태몽이다. 푸른 밤은 딸, 익은 밤은 아들인 경우가 많은 바, 과실이나 열매 태몽은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고, 성취 업적의 결실을 이루어내는 일로 실현되고 있다.
< 북두칠성 중의 별 하나가 떨어지는 것을 치마에 받는 꿈 >.
구한말의 교육가요, 의병장이자 일본 침략의 원흉이었던, 이토히로부미(伊藤博文)를 사살한 안중근(1879-1910) 의사의 태몽이다.
어머니의 꿈에, 파란 하늘의 북두칠성 중 유난히 큰 별 하나가 떨어지는 것을 치마를 펼쳐 그 별을 감싸 안는 꿈이다. 아이를 낳고 보니, 할아버지는 어머니가 별을 받은 태몽처럼, 아기의 등에 일곱개의 점이 있는 것을 자랑으로 여겼다. 그래서 어렸을 때의 이름은 북두칠성의 기운을 받았다고 하여, 응칠이라고 하였다.
< 치마폭에 보름달을 안는 꿈 >
이명박 대통령의 태몽이다. 아버지 이충우(1981년 작고)씨와 어머니 채태원(1964년 작고)씨 사이에서 난 4남3녀(귀선, 상은, 상득, 귀애, 명박, 귀분, 상필) 가운데 다섯째이다. ‘상(相)’자 돌림인데, 유독 이명박 대통령만 항렬인 ‘상(相)’자를 넣지 않고 이름을 짓게 되었다고 한다. 이는 어머니가 낳기 전 보름달이 치마폭에 들어오는 태몽을 꾸고는, 이름으로 돌림자를 써야 한다는 아버지의 주장도 뿌리치고, ‘밝을 명(明), 넓을 박(博)’자를 넣어 이름을 지은 것”이라며 “족보에는 돌림자인 ‘상’자가 들어간 상정(相定)이라고 되어 있다.
이처럼 태몽이 좋은 경우, 태몽과 관련된 이름을 지어주고, 또한 자라나는 아이에게 태몽을 이야기해줌으로써, 장차 성장과정과 인생의 길에 있어 훌륭한 인물이 될 것이라는 자부심을 지니게 하고, 용기와 희망을 주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해야 할 것이다.
달꿈은 초승달이나 그믐달의 표상보다도 밝은 보름달의 표상이 가장 좋다. 보름달이 가장 밝게 온 세상을 비추기에, 세상에 영향력을 더욱 크게 떨치게 될 것을 예지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해와 달은 하늘에 빛나는 하나밖에 없는 존재로, 문학적으로도 왕비를 상징하거나 만물을 비추고 감화시키고 교화시키는 상징으로 널리 쓰이고 있다.
역사적인 인물의 태몽을 보면 해, 달, 별 등의 태몽표상은 매우 좋은 결과로 이루어지고 있다. 해의 태몽으로는 일연 스님, 여운형, 이승만 등이 있다. 달의 태몽으로는 조선 인조의 왕비인 인열왕후(仁烈王后)의 꿈이 있다. ‘지붕이 활짝 열리면서 해와 달이 하늘에서 떨어져 가슴속으로 들어오는 꿈’으로, 1623년(계해년)에 인조반정으로 남편인 능양군이 왕위에 오르게 되면서 왕비가 됐다. 별의 태몽으로는 김유신, 강감찬, 원효대사, 자장율사 등이 있다.
< 웅덩이에서 광채를 뿜는 달덩이를 치마폭에 담는 꿈 >
전두환 전 대통령의 태몽이다. 어머니 김점분 여사는 웅덩이에서 광채를 뿜는 달덩이를 손으로 떠올려 연신 치마폭에 담는 태몽을 꾸었다고 한다.
사실이라면, 좋은 태몽이다. 앞서 이명박 대통령의 ‘보름달이 치마폭에 들어오는 태몽’에서도 살펴보았지만, 달은 온 세상을 널리 비추기에 그 영향력이 널리 퍼질 것을 예지해주고 있다. ‘월인천강지곡(月印千江之曲)’은 ‘달이 천 개의 강에 널리 비춘다’의 뜻으로, 달로 상징된 부처님의 자비로움, 부처님의 교화가 온 세상에 널리 퍼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고 있다.
다만, 다음의 또다른 태몽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일부 유명인사들의 태몽 이야기 속에는 미화하고 신성시하기 위하여 조작된 태몽을 만들어 전파시키는 경우가 있을 수 있겠다.
선명한 무지개를 보며 전두환 전 대통령의 어머니가 전씨를 가졌을 때, 무지개 타고 내려오는 옥골선풍의 선비를 보는 태몽을 꾸었다던 1980년 봄 어떤 아첨꾼이 썼던 글이 왜 갑자기 떠오를까. ---2007 몽골의료봉사단, 맹형규 후원회 회장.
< 문화 대통령 서태지의 조작된 태몽 >
팬들이 다 알겠고, 형식적이지만 당신의 출생 년월일과 태어난 곳, 그리고 혹시 부모님께 들은 태몽이 있다면 말씀해 주시지요. “예. 1972년 2월 21일생이고요. 가회동에서 태어났습니다. 태몽에 대해서는 제가 아는게 없습니다. 어떤 책에서 어머니가 새벽에 떠오르는 태양을 집어 삼켰다고 돼 있는데, 그건 조작된 거구요. 아직 안 물어봐서 잘 모르겠어요.”--인터뷰, 출처: 유토피아를 꿈꾸며 內 대담. 글쓴이: 이동연, 1995.2.25.
< 노인이 고삐를 주면서 백마를 타고 가라는 꿈>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태몽이다. 1946년 8월 6일(음력) 경남 김해시 진영읍으로부터 10리쯤 떨어진 본산리 봉하마을에서 농부인 아버지 노판석씨와 어머니 이순례씨의 사이에서 3남 2녀 중 막내로 출생했다.
김해시의 관광 안내 책자에 노무현 대통령의 태몽이 실려 있다. 노 대통령 어머니 꿈속에 수염이 하얀 할아버지가 나타나서 "이 고삐를 줄 터이니 저 백마를 타고 가라"고 말한 뒤 큰 말이 우렁차게 발굽을 내딛는 소리에 깜짝 놀라 잠을 깼는데, 이를 들은 아버지가 "그 녀석 다음에 큰 인물이 되겠구먼"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 천신(天神)을 보는 태몽 >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의 태몽이다. 농사를 짓던 아버지 김운식과 어머니 장수금의 사이에서 네 형제 중 둘째아들로 태어났다. 태어나기 전 어머님이 천신(天神)을 보는 태몽을 꾸었다고 전한다. 태어난 곳은 목포에서 34km떨어진 한반도 서남쪽 끝에 위치한 작은 섬 하의도이다. 섬이 연화만개(蓮花滿開)형태라 하여 연꽃을 상징하는 하(荷)와, 낮고 평탄한 산들은 섬이 옷을 입은 것 같다고 하여, ‘옷 의(依)’를 써서 하의도(荷依島)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지금의 전남 신안군 하의면 후광리이다. 그래서 ‘후광’(後廣)이란 아호도 태어난 마을이름을 따랐다고 한다.
< 구렁이가 쫓아와 발 뒤꿈치를 문 꿈 >
노태우 전 대통령의 태몽이다. 밭을 매러 갔는데 거기에 커다란 구렁이가 한 마리 있었다. 그래서 너무도 무서운 나머지 집으로 도망쳐 왔는데, 그 구렁이가 끝까지 집으로 쫓아와서 발뒤꿈치를 물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할아버지가 그의 이름을 '태룡' (꿈 속의 구렁이를 용으로 생각했던 것이다)으로 지으려다, 너무 좋은 건 드러내면 좋지 않다고 하여 '태우'로 지었다고 한다.
여러 마리의 뱀들을 거느리고 있는 구렁이 태몽으로 장군이 된 사례가 있듯이, 커다란 구렁이는 커다란 능력이나 그릇의 사람이 될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 용이 하늘에서 내려와 가슴으로 뛰어드는 꿈 >
이승만 대통령의 태몽이다. 용이 하늘에서 내려와 가슴으로 뛰어드는 것을 품에 안았다. 그래서 이승만 대통령의 아명이 '승룡'이었다고 한다.
< 큰 잉어 한 마리를 잡아서 가져온 꿈 >
인촌 김성수의 태몽이다. 물에서 노는 큰 잉어 한 마리를 잡아서 치마폭에 싸 왔다.
이 경우 큰 잉어일수록 장차 커다란 인물이 될 것임을 예지해주고 있다. 태몽 표상에서는 탐스럽고 크고 좋고 아름다울수록 장차 좋은 운명의 길이 펼쳐질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 자라가 안긴 꿈 >
육영수 영부인은 1925.11.29(음력10.14) 충북 옥천군 옥천읍 교동리 덕유산 기슭에서 부친 육종관과 모친 이경령 여사 사이에 1남 3녀중 둘째 딸로 태어났다. 어머니 이경령 여사는 태몽으로 큼직한 자라가 품에 덥석 안기는 꿈을 꾸고 육영수 여사를 잉태하였다.(또는 ‘집마당으로 기어든 거북을 안고 안방으로 들어온 것’으로 나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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