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동물·식물·사물 관련 사례
역사적 인물의 태몽에서도 동․식물이나 사물 등이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는 바, 태몽 표상물이 어떠한 전개를 보였는가에 따라, 좋고 나쁜 그대로 인생의 길이 펼쳐지고 있어, 태몽의 신비로운 예지력을 실증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 하경복--자라가 품속으로 들어온 꿈 >
양정공(襄靖公) 하경복(河敬復)은 본관이 진주다. 그 어머니가 꿈에 자라가 품속으로 들어오는 태몽을 꾸고 임신하여 그를 낳았으므로, 어릴 때 이름이 왕팔(王八)이었다. 어려서부터 기운이 남보다 뛰어났으며, 기개가 뛰어났다. 무(武)에 능함으로써 발탁되어 크게 현달하였다.
일찍이 동북면을 지킬 적에 야인(野人)이 3백 근이나 되는 강력한 활을 공에게 당겨보도록 청하는 자가 있었다. 공이 그들을 위하여 술상을 놓고 즐겁게 마시면서 또 말하기를, “이 활은 매우 잘 만들었다.” 하고는, 급히 궁수(弓手)를 불러서 그 모양과 같이 만들게 한 다음 몰래 사람을 시켜서 그 활을 불에 구워 힘이 조금 풀어지게 한 뒤에, 여유만만하게 활을 가득히 당기니, 야인들이 탄복하여 머리를 조아리며 뜰 아래로 내려가 절하였다.----서거정(徐居正) 『필원잡기(筆苑雜記)』제1권. 요약 발췌.
< 김덕령 장군--방안에 들어왔던 두 마리의 호랑이가 사라지는 꿈 >
김덕령(金德齡)(1567.선조 즉위년∼1596.선조 29)장군의 태몽은 산에서 두 마리의 호랑이가 방에 들어 왔다가 사라지는 꿈이었다. 김덕령(金德齡)장군은 임진왜란 때 의병대장이 되어 혁혁한 공을 세웠으나, 후일 이몽학(李夢鶴)과 내통했다는 반역죄로 몰려 억울하게 옥사하였다. 태몽꿈의 실현은 호랑이처럼 용감하고 훌륭한 두 형제를 낳게 되나, 들어왔다가 사라지는 꿈에서 자신의 뜻을 크게 펴지 못하고 꺾이게 될 것을 예지하고 있다. 그의 형도 의병대장으로 전사했다. 김덕령에 대한 이러한 우국충절을 꿈을 빌어 노래한 작품으로 권필의 「취시가」가 있다.
< 김일손(金馹孫)--용마(龍馬)의 태몽 >
김일손은 자는 계운(季雲)이며, 본관은 김해(金海)요, 호는 탁영자(濯纓子)이다. 공의 아버지 맹(孟)은 벼슬이 집의에 이르렀다. 용마(龍馬)의 꿈을 꾸고 세 아들을 낳아 준손(駿孫)ㆍ기손(驥孫)ㆍ일손(馹孫)이라 이름을 지었는데, 모두 문장으로 세상에 이름이 나고 과거에 올랐다. 《허백정집(虛白亭集)》---『연려실기술』 제6권. 연산조 고사본말(燕山朝故事本末).
용마(龍馬)의 태몽 또한 좋은 표상이다. 훌륭한 말의 표상이기에 커다란 인물이 될 것임을 예지해주고 있다.
< 숙종--이불 속에 용이 있는 꿈 >
--전략--- 숙종은 현종의 적사(嫡嗣)였고, 모비는 명성왕후(明聖王后) 김씨로 영돈령부사 청풍부원군(淸風府院君) 우명(佑明)의 딸이었다. 언젠가 효종의 꿈에 명성왕후 침실에 이불을 씌워 놓은 물건이 있어서 떠들고 보았더니 용이어서 꿈을 깬 효종이 기뻐하면서, 장차 원손(元孫)을 얻을 길몽이라고 하고 미리 이름까지 지어두고 기다렸었는데, 과연 현종 신축년 8월 15일(신유)에 상이 경덕궁 회상전에서 탄강했던 것이다.--후략---『국조보감(國朝寶鑑』제41권. 숙종조 1. 즉위년(갑인, 1674).
숙종이 용꿈의 태몽으로 태어난 바, 용은 부귀․권세․명예의 상징으로 용꿈의 태몽으로 출생한 사람들은 높은 직위나 권세와 명예로운 일생과 관련이 있다. 하지만, 무조건 용꿈의 태몽이라고 해서 다 좋은 것은 아니며 용꿈의 표상전개가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달려있다고 하겠다. 다음의 사례에서 보듯이 올라가다가 떨어지는 용이라든가, 상처난 용, 안좋은 표상의 용의 태몽은 시련에 시달리게 될 것을 예지해주고 있다.
< 강항(姜沆)의 요절자식 태몽--새끼 용이 물위에 뜬 꿈 >
---전략---. 어린아이 용(龍)과 첩의 소생 딸 애생(愛生)을 모래밭에 버려 두었는데, 조수가 밀려 떠내려가느라 우는 소리가 귀에 들리더니, 한참만에야 끊어졌다.
나는 나이 30세에 비로소 이 아이를 얻었는데, 태몽에 새끼 용이 물 위에 뜬 것을 보았으므로, 드디어 이름을 용(龍)이라 지었던 것이다. 누가 그 아이가 물에 빠져 죽으리라 생각했겠는가? 부생(浮生)의 온갖 일이 미리 정해지지 않은 것이 없는데, 사람이 스스로 깨닫지 못하는 모양이다. 왜적이 내가 타고 가던 배를 저희들 배의 꼬리에 달고, 바람을 따라 남으로 내려가는데 배가 살과 같이 빨랐다.----강항(姜沆), 『간양록(看羊錄)』, 난리를 겪은 사적[涉亂事迹]
강항(姜沆:1567.명종 22∼1618.광해군10)은 조선 중기의 문신으로, 정유재란 때에 배에 가족을 싣고 왜적을 피해 바닷길로 피난하고자 하였으나, 왜의 적선을 만나게 되어 자결에 실패하고 포로가 되어 일본으로 끌려가게 된다. 뛰어난 학식으로 일본인에게 감화를 끼쳐, 1600년에 포로 생활에서 풀려나 가족들과 함께 귀국할 수 있었다. 태몽에 새끼 용이 물위에 떠 있어서, 이름을 ‘용(龍)’이라고 지었던 어린 아들은 새끼용처럼 장성하지 못하고, 정유재란때 피난가다가 왜적으로 인하여 어린 나이에 조수(潮水)의 물에 죽게 되는 일로 실현되고 있다.
< 정조--용이 침실에 들어와 여의주를 가지고 노는 꿈 >.
혜경궁 홍씨와 사도세자의 아들인 조선 22대 왕 정조. 그의 태몽은 아버지인 사도세자가 꾸었다. 혜경궁 홍씨가 임신하기 두세 달 전 용이 침실에 들어와 여의주를 가지고 노는 꿈이었다. 태몽이라는 것을 직감한 사도세자는 흰 비단에 그 용을 그려 벽에 걸어놓았다. 용 태몽으로 아들이 태어날 것임을 예상한 사도세자와 혜경궁 홍씨는 임신 전부터 태교에 온 힘을 쏟았고, 음식부터 몸가짐까지 왕실의 태교법에 따라 생활했다.---조선시대 최고의 태교법을 배운다, 2007.10.05. 맘&베이비 > 임신과 출산
< 이율곡--흑룡이 바다로부터 부인의 침실로 날아든 꿈 >
이율곡 공은 신명화의 외손이다. 강릉에서 났는데, 탄생하던 신 부인의 꿈에 흑룡이 바다로부터 솟아 올라와 그 침실로 날아들어 왔었기 때문에 어릴 때의 이름을 견룡이라 하였다.--[연려실기술], 권 68.
이율곡을 기리기 위해, 보물 제 165호로 지정된 몽룡실은 1450년 경 지어진 우리나라 민가주택으로서는 가장 오래된 것 중의 하나이며, 독특한 건축양식을 보여준다. 신사임당은 1536년 2월 봉평(오죽헌이 아님)에서 동해의 선녀가 옥동자를 안겨주는 태몽을 꾸었고, 해산하려고 오죽헌에 와 용이 서려있는 꿈을 꾸고 1536년 음력 12월 율곡을 낳았다.(율곡이 6세까지 이곳에서 자랐음, 율곡의 아명은 現龍=현룡)--관광지식정보시스템
< 용이 뱃속에 들어온 꿈 >
고려 태조 장화왕후(莊和王后) 오씨의 아버지는 다련군(多憐君)이었다. 대대로 목포에서 살아 왔었다. 다련군은 사간(沙干) 연위(連位)의 딸 덕교를 아내로 맞아서 딸을 낳았다. 어느 날 그 딸이 꿈을 꾸었는데, 바다의 용이 자기의 뱃속으로 들어오는 것이 아닌가! 놀라 깨어난 부모에게 이야기하니 모두 기이하게 생각하였다.
얼마 안되어 태조 왕건이 수군장군으로 나주에 진(鎭)을 두고 목포에 배를 정박하였을 때, 근처에 오색의 구름 기운이 서려 있었다. 그래서 다가가 보니 그곳에서 어떤 처녀가 베옷을 빨고 있었다.
태조 왕건은 그녀를 불러 곁에 두고 가까이 하려 하였다. 태조는 잠자리를 함께 하고 임신시키기를 원치 않아 돗자리에다 방설하였다. 그녀는 자신의 손으로 임신케 노력하였다.(원문에는 후즉흡지(后卽吸之)로 나온다.) 마침내는 임신하여 아들을 낳으니 이가 바로 혜종이다.
얼굴에 돗자리 자국이 있어 세간에서는 그를 접주(주름살 임금)라 하였다. 뒷날 그 자리에 큰 절을 세우고 흥룡사라 이름 하였다.---『신동국여지승람』제 35권.
평범한 신분의 처녀로서, 용이 자신의 뱃속으로 들어오는 꿈을 꾼 후에, 왕건을 만나게 되어 혜종을 낳게 된 왕건의 비 장화왕후의 꿈사례이다. 뱃속으로 들어온 용꿈이 왕건을 만나게 되는 일을 상징한다고 볼 때는 엄격한 의미에서 태몽이라고 볼 수 없지만, 용이 뱃속으로 들어오는 꿈이 태몽으로 혜종을 낳게 되었다고 볼 수 있으므로 광의의 태몽에 포함시켜 살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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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의 공예왕후의 탄생시의 꿈사례 역시 태몽으로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따르지만, 태어난 날의 꿈으로서 20여년 뒤의 일어날 일을 예지해주고 있다는 점에서 광의의 태몽에 포함시켜 간략히 살펴보았다.
공예태후(恭睿太后) 임씨(任氏)는 임원후(任元厚)의 딸이면서, 문하시랑평장사(門下侍郞平章事) 이위(李瑋)의 외손녀이다. 공예태후(恭睿太后)가 탄생하던 날 밤, 외조부인 이위(李瑋)의 꿈에 황색의 큰 깃발이 그 집의 중문에 세워져 있고 깃발의 꼬리는 선경전(宣慶殿) 치미(鴟尾: 지붕 용머리에 놓은 짐승 모형의 기와)를 싸고 돌며 휘날리는 것이었다. 공예태후가 출생하자 외조부인 이위(李瑋)는 특별히 사랑하면서 말하기를 "이 아이가 후일에 선경전(宣慶殿)에서 놀게 될 것이다" 라고 하였다.
왕비가 성년이 되어 평장사 김인규(金仁揆)의 아들 김지효(金之孝)와 약혼하였는데, 혼례 날 밤에 김지효가 신부집 대문에 이르니 왕비가 갑자기 병이 나서 거의 죽을 것 같았다. 이에 혼인을 거절하고 신랑을 돌려보낸 후에, 점쟁이에게 병에 관한 길흉을 알고자 점(占)을 쳐 보았더니, “걱정하지 마시오. 이 처녀는 말할 수 없을 만큼 귀하게 될 것이니, 반드시 국모가 될 것입니다." 하였다. --『고려사절요』 제9권, 인종 공효대왕 1(仁宗恭孝大王一)
왕비의 탄생 날 저녁에 외조부인 이위(李瑋)의 꿈에 ‘황색의 큰 깃발이 중문에 세워져 있으며, 깃발의 끝부분이 궁궐의 선경전(宣慶殿) 치미(鴟尾)를 싸고 돌며 휘날리는’ 꿈으로서, 큰 깃발로 상징된 위세나 영향력이 장차 대궐에 미치게 될 것을 뜻하고 있으며, 장차 왕비가 됨으로써 꿈의 예지대로 실현되고 있다. 왕비가 태어날 때는 1109(예종 4)으로, (인종 4년에 임씨를 간택하여 궁중에 들여오고 연덕궁주(延德宮主)라고 부르다가, 5년(1127)에 큰 아들로 훗날 의종(毅宗)을 낳았으며,) 1129년에 왕비로 책봉되었으니, 20년 뒤에 일어날 일을 예지하고 있다.
< 허목(許穆)--새가 도포 속으로 들어온 꿈 >
새가 도포 속으로 들어오는 것을 꽉 움켜쥔 꿈을 꾼 후 며느리에게 주려고 했으나 거절하여, 때마침 친정집에 와있던 딸이 치마를 벌리고 받았다. 아들을 낳았는데 새처럼 자그마해 가지고 털이 오송송했다. 눈썹이 얼마나 길었던지 가슴까지 내려왔다고 해서 미수(眉叟) 선생이라 불리게 되었다.
허목(許穆, 1595년~1682년)은 조선 중기의 문신 및 학자이다. 호는 미수(眉叟)이다.
< 박중손--집채만한 소를 본 꿈 >
조선 초기의 문신인 박중손(朴仲孫:1412-1466)은 어머님의 태몽에 커다란 소를 보았는데, 어찌나 컸던지 마치 집채만큼이나 컸으며, 소가 대문안으로 들어오는 데, 그 큰 대문이 비좁아 보였다. --동문선(東文選) 제121권 박중손 신도비
< 반석평--학 3마리를 가슴에 품는 태몽 >
반석평(潘碩枰)은 청백리로 존경을 받았으며 반씨가문을 명문세족(名門世族)으로 이끈 인걸이다.
반석평은 반충의 고손자로 성종 3년(1472년)에 옥구에서 태어났다. 그의 어머니는 학 3마리를 가슴에 품는 태몽을 꾸고 세 아들을 낳았는데, 맞이가 석정(碩楨)이요, 둘째가 석평(碩枰), 셋째가 석권(碩權)이다.
< 나처대(羅處大) --새우가 용이 되어 하늘에 오르는 꿈 >
공은 1714(肅宗 40년) 10월 28일 김제군 장신리에서 낙천와(落薦窩) 중우(仲佑) 12세손으로 태어났다. 공의 자는 대여(大汝)요 호는 희음재(希音齋)이니, 나주인이다. 공의 어머니 태산경씨(泰山景氏)의 태몽에 새우가 용이 되어 하늘에 오르는 것을 보았는데, 과연 공의 천품이 총혜(聰慧)하고 골상(骨相)이 빼어났다. 공은 어려서 말을 배울 때부터, 천지(天地) 두 글자를 불렀고 아홉 살 때에 시를 지어 읊으니, 보는 이가 놀라와 하였다. --후략--전주한옥마을 사이트 인용.
< 고승 도선--오이 하나를 건져 먹은 꿈 >
신라시대에 김씨를 지아비로 둔 여인이 꿈에 냇가에서 놀다가 잘생긴 오이 하나가 떠내려 와 이를 건져 먹었다고 한다. 그 후 태기가 있어 아기를 낳았는데, 그 아기가 바로 신라 말의 유명한 고승 도선(道詵.827~898)이었다고 한다. 도선은 19세(846)부터 신승(神僧)으로 추앙받았으며, 그의 음양지리설과 풍수상지법은 조선시대까지 영향을 끼친 학설이다.--중앙일보 사설칼럼. 김경진 농협중앙회 상무
< 최웅--오이가 열린 태몽 >
고려 초기의 신동이자, 문신으로 이름이 높았던 책사 최응(崔凝.898~932)의 어머니도 오이가 열리는 태몽을 꾼 뒤 최응을 낳았다고 한다. --중앙일보 사설칼럼. 김경진 농협중앙회 상무
< 명랑법사의 태몽--구슬을 삼킨 꿈 >
명랑법사의 태몽꿈 이야기이다. 처음에 그 어머니가 푸른빛이 나는 구슬을 삼키고서 태기가 있었다.--[삼국유사], 권5.
또한 조선 중기의 고승인 부휴선사(浮休禪師)(1543∼1615)도 어머니가 신비한 스님으로부터 둥근 구슬을 받는 태몽을 꾸었으며, 조선 중기의 고승(高僧)인 응상(應祥)1572(선조 5)∼1645(인조 23)도 어머니 노씨(盧氏)가 구슬을 얻는 태몽을 꾸고 낳았다. 뒤에 사명당(泗溟堂) 밑에서 공부하여 법맥(法脈)을 이었다.
< 이성계 태몽--- 황금 자를 받는 꿈 >
한 신선이 오색 구름을 타고 하늘에서 내려와 소매 속에서 황금으로 만든 자 하나를 주면서, " 이 물건은 옥황상제께서 그대의 집에 보내시는 것이니 잘 보관하였다가 동국지방을 측량케 하라"하고 사라졌다.
이성계의 태몽으로 계시적인 꿈의 성격을 띠고 있다. 건국을 합리화하기 위해 지어낸 거짓 꿈으로 볼 수도 있겠다. 진시황이 중국 천하를 통일하고 도량형이 통일을 시도한데서 알 수 있듯이, ‘자’는 헤아리고 측량하는 뜻에서 나아가 법도․규약 등 장차 국정을 운영하게 될 것임을 뜻하고 있다.
< 성희안(成希顔)--지팡이를 받는 꿈 >
성희안은 자는 우옹(愚翁)이며, 본관은 창녕(昌寧)이요, 신사년에 태어났다. 세조 을사년에 문과에 올랐다. 기사년에 정승이 되어 영의정에 이르렀다. 시호는 충정공(忠定公)이며, 계유년 7월에 죽으니 묘정에 배향했다.
공이 태어날 적에 그의 어머니가 꿈을 꾸니, 한 신선이 와서 지팡이를 주면서, “이것을 짚으면 네 집에 복록이 일어나게 되리라.” 하였다. 공이 자라서 지각이 들자 이미 원대한 기상이 있었다. <비문>----『연려실기술』 제9권 중종조(中宗朝) 고사본말(故事本末) 중종조의 상신(相臣).
< 정몽주의 태몽--난초 화분을 안다가 놀라 떨어뜨리는 꿈 >.
정몽주(鄭夢周), 자는 달가(達可)이며, 호는 포은(圃隱)이고, 본관은 연일(延日)이다. 어머니 이씨가 임신하였을 때, 난초 화분을 안다가 놀라 떨어뜨리는 꿈을 꾸고서 깨어나 공을 낳았다. 따라서 이름을 몽란(夢蘭)이라 하였다. 어깨 위에 북두칠성 모양으로 일곱 개의 검은 점이 있었다. 아홉 살이 되었을 때에 어머니가 흑룡이 동산의 배나무 위에 올라가는 꿈을 꾸다 놀라 깨어, 나와 보니 바로 공이었다. 그래서 이름을 또 몽룡(夢龍)이라 하였다. 관례(冠禮)하면서 지금의 이름 몽주(夢周)로 고쳤다.---『연려실기술』 제1권. 태조조(太祖朝) 고사본말(故事本末). 고려에 절개를 지킨 여러 신하.
정몽주는 1337(충숙왕 복위 6)∼1392(공양왕 4). 고려 후기의 문신·학자로서, 어릴 때 이름은 몽란(夢蘭) 또는 몽룡(夢龍)이었음을 알 수 있으며, 성인이 되어 다시 몽주라 고쳤다. 몽주(夢周)의 이름 또한 꿈에 훌륭하게 생긴 사람이 나타나, “나는 중국의 주공(周公)인데 천제(天帝)의 명으로 너희 집에서 태어나기로 하였다.” 이렇게 꿈에 중국의 주공을 보고 낳았다고 해서 몽주(夢周)란 이름이 생겼다고 한다.
이처럼 태몽이 하나뿐만이 아니고, 경우에 따라서 이렇게 한 사람의 태몽이 여러 가지를 꾸기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겠다.
또한 앞의 정여립의 태몽꿈이 무신의 난을 일으킨 정중부가 나타난 태몽이었음을 살펴보았듯이, 꿈속에 사람이 태몽 표상으로 등장하는 경우, 나타난 사람과 체격이나 성품, 학식이나 인생의 운명길이 유사하게 전개되고 있다.
정몽주 또한 주공(周公)을 보고 태어난 태몽꿈에서 알 수 있듯이, 주공은 BC 12세기에 활동한 중국의 정치가로 성은 희(姬), 이름은 단(旦)으로 주(周)나라 초기에 국가의 기반을 다졌으며, 공자가 나이 들어 꿈속에서 주공을 보지 못하는 것에 대하여 늙고 노쇠함을 걱정한 것을 말한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공자는 그를 후세의 중국 황제들과 대신들이 모범으로 삼아야 할 인물로 격찬했다.
또한 이렇게 태몽표상으로 등장된 사물이나 동물이 깨지거나 사라지거나 훼손되는 경우, 장차의 인생길에서 요절이나 병마(病魔) 등으로 인하여 시달리게 되는 일로 이루어지고 있다. 난초 화분을 떨어뜨리는 태몽 꿈의 실현이 장차 장차 선죽교에서 타살되는 비운을 예지케 해주고 있다.
* 이항복의 태몽은, 어머니께서 꾸셨는데 이제현 할아버님께서 갑자기 꿈에 나타나셔서 용을 새긴 옥돌 연적을 주시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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