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유신--세 별이 내려오다, 황금갑옷을 입은 동자가 내려오다 >
김유신은 경주 사람으로 수로왕의 13세손이다. 아버지 서현은 경진(庚辰)일 밤에 형(熒), 혹(惑), 진(鎭) 세 별이 자기 몸으로 내려오는 꿈을 꾸었고, 어머니 만명은 동자가 황금 갑옷을 입고 구름을 타고 내려와 대청으로 들어오는 꿈을 꾸었다. 이윽고 임신하여 20개월 만에 낳았는데 등에 7개의 별 무늬가 있었다. 아버지가 말하기를 "庚(경)자와 庾(유)자가 서로 비슷하고 辰(진)자와 信(신)자가 音(음)이 서로 가까우며, 하물며 옛사람에 庾信(유신)이라는 사람이 있었음에랴?"하고 드디어 유신이라고 하였다.---『동경잡기(東京雜記)』
김유신의 태몽에 관하여, 『삼국사기』에 기록된 내용을 살펴본다.
김유신의 부(父)인 서현(舒玄)이 젊었을 때, 길에서 숙흘종의 딸 만명을 보고 마음에 들어 그에게 눈짓을 하여 서로 좋아하게 되었다. 서현이 만노군 태수가 되어 장차 만명과 함께 가려 하였다. 숙흘종이 자기 딸이 서현과 좋아하는 걸 알고, 그를 미워하여 딸을 다른 집에 가둬 두고 사람으로 하여금 지키게 했다. 홀연이 그 집 대문에 벼락이 내려 지키던 자가 놀라 어지러워할 때, 만명이 벼락이 떨어진 구멍으로 빠져나와 서현과 함께 만노군으로 갔다.
경진(庚辰)일 밤 서현은 두개의 별이 자기에게로 내려오는 꿈을 꾸었고, 만명도 신축일 밤에 금으로 된 갑옷을 입은 동자가 구름을 타고 방안으로 들어오는 꿈을 꾸었는데 얼마 후 태기가 있어 스무 달 만에 유신을 낳았다.
아이에게 이름을 지으려 할 때 부인에게 이르기를, "내가 경진일 밤 좋은 꿈을 꾸고 이 아이를 얻었으니 이름을 경진이라고 해야 되겠으나, 예법에 날과 달의 간지(干支)로 이름을 짓지 못하게 되어 있소. 그런데 경(庚)과 유(庾)는 글자가 서로 비슷하고 진(辰)과 신(信)은 음이 서로 근사할 뿐더러 옛날 어진 사람에게 유신이라는 이름이 있었으니 이름을 유신이라 짓는 것이 좋을 것 같소?" 하고 이름을 유신이라 하였다.----『삼국사기』 권 제 41.
별이나 해와 달의 태몽은 우러름을 받는 귀한 인물이 될 것을 예지해주고 있다. 갑옷을 입은 동자가 구름을 타고 방안으로 드는 꿈에서, 장차 갑옷과 관련지어 장수로써 크게 이름을 떨치게 될 것을 태몽꿈으로 예지해주고 있다.
태아의 상징은 어떤 동물이나 사물로 바꿔서 표현하지 않고, 직접 사람의 형상 그대로 표현하기도 한다. 꿈은 태아의 장차의 운세를 나타내주고 있다. 동자로서 태몽 표상을, 금빛 갑옷의 상징 표상에서 장차 훌륭한 將帥(장수)로 출세한다는 것을 좀더 구체적으로 예지한 것이며, 하늘에서 구름을 타고 내려와 집으로 들어온 표상에서 장차 국가나 사회적으로 커다란 인물이 된다는 것을 예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