Ⅴ. 역사적 인물의 태몽 사례
역사적인 인물의 태몽에 있어, 범상치 않은 태몽으로 전개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널리 알려진 인물을 중심으로 살펴보았으나, 구체적으로 세세하게 살펴보지는 못하였음을 밝힌다.
1. 우리나라 인물
1) 해․달․별․산 등 자연물의 태몽 사례
역사적인 인물에 대한 태몽은 다양하지만, 대부분 해와 달이나 별 기타 좋은 표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해․달․별 등이 하늘에 떠서 만물을 비추며, 만인이 우러러보는 표상이라, 귀한 존재로 이름을 크게 떨치거나 업적· 권세· 사업 등에서 빛나는 존재가 됨을 상징하고 있다.
< 일연--- 태양이 몸을 비추다 >
일연의 어머니 낙랑군부인의 꿈에 태양이 사흘 밤이나 부인의 몸을 비춘다. 일연의 처음 이름은 '見明'(견명)인바 광명의 상징인 태양을 꿈에 보았다는 뜻이다.---장덕순, 『한국고전문학의 이해』, 일지사, 1976.
< 조인규--해가 품안으로 >
조인규는 충렬왕 때 사람이다. 어머니가 해가 품안으로 드는 꿈을 꾸고 임신하였다. 나면서부터 영특하였으며 좀 자라서 공부를 시작하자 문의(文義)를 대략 통하였다. 국가에서 민첩하고 재주있는 자제들을 뽑아서 몽고어를 가르치는데 조인규가 뽑혔으나, 동류들보다 뛰어나지 못하였다. 3년 동안 문을 닫고 밤낮으로 쉬지 않고 익혀서 드디어 이름이 알려졌다.---『신증동국여지승람』 제 55권.
< 김이(金怡)-- 꿈에 해가 들어오다 >
김이(金怡)의 어머님의 꿈에 하늘이 찬란하게 붉고 해가 붉은 햇무리를 띠고 품속으로 들어 와 보였다. 곧 임신하였더니 이(怡)를 낳으니 얼굴이 크고 의젓하며 일찍부터 큰 뜻이 있었다.----『신증동국여지승람』 24권.
< 보우대사--해가 가슴에 파고 들어오는 태몽 >
보우대사(普愚大師, 1301-1382의 처음 법명은 보허(普虛), 호(號)는 태고(太古), 속성은 홍(洪)씨며 홍주(洪州 楊根)출신이다. 아버지는 홍연(洪延), 어머니는 정씨(鄭氏)이며 해가 가슴에 파고 들어오는 태몽 이후로 태어났다.
< 이강년--태양을 삼키는 꿈 >
이강년(李康秊)은 1858년 음력 12월 30일 경북 문경시 가은읍 완장리에서 이기태(李起台)와 의령남씨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태몽은 남씨의 태몽에서 태양을 삼키는 꿈을 꾸었으므로 아명을 양출(陽出)이라 하였다. 운강이 태어나기 전에 마을 앞의 둔덕산이 계속 울었는데, 사람들이 기이하게 여기다가, 운강이 태어나자 울음을 멈추어 사람들이 앞으로 크게 될 인물이라 여겼다 한다.
< 인현왕후(仁顯王后)--해와 달이 두 어깨에서 떠오르다 >
인현왕후의 어머니 은성부부인(恩城府夫人)---송준길(宋浚吉)의 딸---은 서울의 서부(西部) 반송동(盤松洞) 집에서 해와 달이 두 어깨에서 떠오르는 태몽을 꾸고 인현왕후를 낳았다.--- 권상하(權尙夏), 한수재집(寒水齋集) 인현왕후(仁顯王后)에 대한 만사(挽詞)
< 여운형--태양이 이글거리는 꿈 >
근대의 정치가인 夢陽(몽양) 여운형도 그의 어머니가 태양이 이글거리는 꿈을 꾸고 낳았다. 그의 호가 '몽양'인 것도 태몽에서 유래되었다.---『한국인물전집』, 제 9권, 한국인물간행회 간, 1968.
어머니 이(李)씨가 치마폭에 태양을 받는 태몽을 꾸었다고도 한다.
< 네 개의 달이 떠오른 중에 세 번째 달이 밝았던 꿈 >
돌아가신 어머니께서는 자매들 중에 셋째이신데, 외조부께서 여러 딸들 중에서 선비를 가장 사랑하셨다. 외조부께서 일찍이 네 개의 달이 함께 떠오른 꿈을 꾸셨는데, 세 번째 달은 매우 밝게 빛나는 반면 다른 달은 모두 구름에 가려져 빛이 흐릿하였다.
꿈을 깨고 나서 외조모에게 말씀하시기를, “달은 여자의 상(象)이다. 우리가 네 명의 딸을 두었고 꿈이 또한 이러하니, 이것은 셋째 딸이 필시 귀하게 될 징조이다.”하셨는데, 그 후 다른 따님들은 모두 운수가 막히었거나 과부가 되었다. 그리고 외조모께서 만년에 돌아가신 어머니께 말씀하시기를, “옛날 너의 아버님의 꿈은 아마도 너의 심덕(心德)이 달과 같기 때문인 듯하다.”하였다.---선비공인이씨행장(先妣恭人李氏行狀), 『순암집』 제25권 행장(行狀).
조선 후기의 실학자 안정복(安鼎福)이 자신의 어머니의 일대기를 적은 행장에서, 어머니가 밝게 빛나는 달이었음을 밝히고 있다. 네 개의 달이 떠오른 꿈이 태몽인지 확실치 않으나, 이렇게 달이 뜨는 꿈의 태몽에서는 크기의 여부 및 빛남의 정도로 장차의 고귀함의 여부를 예지해주고 있다.
덧붙이자면, 일반적으로 해의 태몽은 아들, 달의 태몽은 딸이지만 이는 절대적이지 않다. 요즈음 사람들의 태몽 사례로, 떠오르는 해의 태몽이었지만 딸로 태어난 경우도 있다. 이 경우, 여자이지만 성격이 활달하고 호탕하다든지 남성적인 성품을 지니고 있다. 마찬가지로 꽃의 태몽이었다고 해서, 절대적으로 딸을 낳지는 않는다. 연예인 김진의 태몽이 꽃의 태몽이듯이, 꽃처럼 귀공자나 얼짱의 남자인 경우도 있다. 작고 부드럽고 앙증맞고 귀여운 여성적 표상에 해당하는 상징물은 여아일 가능성이 높지만, 절대적이지는 않은 것이다. 따라서, 꿈속의 태몽 표상으로 아들․딸을 구분한다기보다는, 남성적․여성적 경향을 나타내주고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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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현--밝은 별이 품에 >
김태현(金台鉉)은 김수(金須)의 아들로, 어머니 고씨(高氏)가 꿈에 명성(明星)이 품에 들어오더니 태현을 낳았다. 일찍이 동무들과 선배의 집에서 공부했다. 선배의 집에 딸이 하나 있어 새로 과부가 되었는데, 시를 좀 할 줄 알았다. 그 여자가 하루는 창틈으로 시를 던졌는데, "말 탄 사람 뉘 집의 백면서생인가, 3개월 동안 그 이름을 몰랐었도다. 이제사 그가 김태현인줄 알았으니 가는 눈 긴 눈썹이 가만이 정이 생기네." 하였다. 김태현은 이 시를 받은 뒤부터는 딱 끊고 그 집에 다시는 가지 않았다.---------『신증동국여지승람』제 35권
< 강감찬---- 큰 별이 품에 >
강감찬도 그 어머니 꿈에 큰 별이 품에 떨어지는 꿈으로 출생한다. ---『고려사』 권 94, 열전 권 7.
< 원효대사 ----유성(流星)이 품속에 >
처음에 그 어머니 꿈에 유성(流星)이 품속에 들어옴을 보고 인하여 태기가 있었으며 장차 해산하려 할 때 오색 구름이 땅을 덮었다. 원효(元曉)는 속세 있을 때의 성(姓)이 薛氏(설씨)였다.---『삼국유사』 권4.『동경잡기』
< 자장율사 ---- 별 하나가 품에 >
자장율사의 태몽꿈 이야기이다. 홀연히 그 어머니의 꿈에 별 하나가 떨어져 품안에 들어오더니 인하여 임신하였다 ----『삼국유사』, 권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