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신의 아버지인 서현이 젊었을 때, 길에서 숙흘종의 딸 만명을 보고 마음에 들어 그에게 눈짓을 하여 서로 좋아하게 되었다.
서현이 만노군 태수가 되어 장차 만명과 함께 가려 하였다. 숙흘종이 자기 딸이 서현과 좋아하는 걸 알고, 그를 미워하여 딸을 다른 집에 가둬 두고 사람으로 하여금 지키게 했다. 홀연이 그 집 대문에 벼락이 내려 지키던 자가 놀라 어지러워할 때, 만명이 벼락이 떨어진 구멍으로 빠져나와 서현과 함께 만노군으로 갔다.
경진일 밤 서현은 두개의 별이 자기에게로 내려오는 꿈을 꾸었고 만명도 신축일 밤에 금으로 된 갑옷을 입은 동자가 구름을 타고 방 안으로 들어오는 꿈을 꾸었는데 얼마 후 태기가 있어 스무 달만에 유신을 낳았다.
아이에게 이름을 지으려 할 때 부인에게 이르기를, "내가 경진일 밤 좋은 꿈을 꾸고 이 아이를 얻었으니 이름을 경진이라고 해야 되겠으나 예법에 날과 달의 간지로 이름을 짓지 못하게 되어 있소. 그런데 경과 유는 글자가 서로 비슷하고, 진과 신은 음이 서로 근사할 뿐더러 옛날 어진 사람에게 유신이라는 이름이 있었으니 이름을 유신이라 짓는 것이 좋을 것 같소?" 이에 이름을 유신이라 하였다.--[삼국사기] 권 제 4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