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약 2년 전의 이야기다. 직원 한 사람이 자기 조카의 사주를 봐 달라고 하였다. 그래서 왜 그러느냐고 물었더니, 조산을 하여 그 아이가 인큐베이터 안에 들어가 있어서 그런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그에게 이렇게 말했다. "사주? 그것 아무리 봐야 하나도 안 맞아. 그건 맞을 수가 없어. 사주의 가짓수가 몇 개인줄 알아?"
그러면서, 혹시 태몽이나 알고 있으면 이야기해 보라고 하였다. 그랬더니 그는 자기 어머니한테 전화를 해 보더니, 태몽이 있다고 하신다면서 날 바꿔 주었다. 그 태몽은 이러했다. [무슨 짐승 같은 것이 보였는데, 한 번은 반이 없어져 버리고, 한 번은 흐물흐물하다 나머지가 다 없어져 버리는 꿈을 꾸었다.]
그래서 나는 전화를 끊고 나서 동료에게 말했다. "그 아이는 무조건 죽는다. 혹시 인큐베이터 안에서 살아 나오더라도 오래 살지 못하고 죽게 될 거야." 물론,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조산되어서 인큐베이터 안에 들어가 살아 나왔다는 소리는 두세 번 들어 보았어도, 그 속에 들어갔다가 죽었다는 소리는 한 번도 들은 적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그 아이가 죽을 것이라고 단언할 수 있었던 건, 조산되어 인큐베이터 안에 들어갔다는 것과는 전혀 상관없이( 물론 병세도 몰랐지만) 오로지 꿈을 믿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 뒤 한 달쯤 후에 내가 물어보니 역시 그 아이가 죽었다는 것이었다. 이런 게 바로 꿈인 것이다.
--(글: 김하원)
없어지는 표상에서 죽음으로 실현되고 있다. 이처럼, 상징적인 미래예지 꿈의 실현 자체를 우리 인간이 막아낼 수는 없다. 꿈은 장차 일어날 일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하게 해주고 있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