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유산한 당사자인 산모도 [채소 같은 것이 시들어 있는 꿈]을 여러 번이나 꾸었다는 것이다. 그때 마침 그 동생이 자기 집에 와 있다기에, 나는 직접 전화를 걸어서 자세한 내막을 한 번 물어보았다. 그랬더니, 죽은 애는 아들이었는데, 여러 번에 걸쳐 다음과 같은 좋지 않은 꿈들이 꾸어지더라는 것이었다.
[실뱀 몇 마리를 때려 죽였다.] [배추나 상추 같은 게 시들어 있었다.] [과수원의 배나무에 배가 달려 있었는데 모두가 약간씩 썩어 있었다. 그 썩은 배를 누가 하나 따 주어서 받으려고 하니까, 그냥 가지고 가 버렸다.]
그래서 나는 그녀에게 그런 꿈을 꾸고 나서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더냐고 물어 보았더니, 자신은 그게 딸 꿈인 줄로만 알았다는 것이다. 동네 아주머니들이 그러는데, 딸꿈은 그렇게 지저분한 꿈이 많다고 해서 정말 그런 줄로만 알았다는 것이다
(나도 이런 엉터리 해몽은 생전 처음 듣는다. 딸꿈이라고 지저분하다니...... 이런 게 요즘 사람들의 꿈에 대한 상식이다.)--글: 김하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