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을 이루는 꿈
게시자 : cphdream(꿈해몽) 본문크기 : 5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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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주 : 원제는 벽돌을 한 손에
인간은 20년이란 기간에 어느만큼 많은 회수의 결단을 내릴 수
있을까.
수 천번? 수 만번?
또 그 후의 인생에 변화를 주는 우연의 상황에는 몇 번쯤 만나
게 될까? 캘리포니아 주립 산조제 대학의 리차드 슘스키 교수는
최근에 사뭇 그러한 의문을 느끼게 됐다는 것입니다.
교수는 사진 선생으로서, 세부에 이르기까지 규명하는 날카로
운 관찰안의 소유자입니다. 본제에 들어가기 전에 우선 그러한
그가 1942년 가을, 아직 10대 소년이었을 때, 시카고의 정원에서
낙엽을 긁어 모으면서 관찰했을 때의 기록을 읽어보십시오.
나는 대비로 듬북 쌓인 낙엽을 쓸 때 바삭거리는 소리와 규칙
적으로 대비를 움직일 때마다 나무 잎새가 지면을 굴러 다니는
모양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자 내가 움직였거나 시간이 경과했다는 감각이 전혀 없었
는데도 어느 새 나는 다른 장소에 와있는 것이었다. 어디를 바
라봐도 낙엽은 없었고, 손에 대비도 들고 있지 않았다. 그대신
나는 밝게 빛나는 햇볕을 반사한 딱딱한 밝을 색의 지면에 서서
한 손에 벽돌을 들고 있었다.
"아빠."
뒤에서 어린 아이의 소리가 들려 뒤돌아보니 작은 소녀가 삼륜
차에 타고 그 뒤에는 더 어린 소년이 소녀의 허리를 잡고 앉아
있는 것이었다. 두 아이의 배후에는 묘한 집에 서 있었다. 내
가 살고 있는 2층 집과는 달리 낮고 지하실도 없다.
더욱 이상한 것은 그 건물 전체가 거의 유리로 만들어진 것 같
았다. 단, 반들반들 빛나고 있었기 때문에 확실히 규명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아주 넓은 보도같은 길을 두 아이가 삼륜차를
타고 내 옆을 지나가는 모습을 뚜렷이 볼 수 있었다. 나는 문득
두 아이가 차도로 들어가지 않을까 걱정이 됐다. 그러나 여자
아이는 보도 가장자리에서 급히 삼륜차를 회전시켰다.
그리고 웃으면서 나를 바라보는 것이었다. 나도 웃으면서 그
들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었다. 웬일인지 나는 그들이 누구인지
확실히 알고 있었던 것이다.
이 광경은 내 마음에 깊이 아로새겨졌다.
손에 든 벽돌, 낮은 벽돌 담, 눈에 선 집 구조, 빛나는 태양,
그리고 무엇보다도 내 아이들. 이 일순의 광경은 영원히 내 마
음에서 사라지지 않고 남은 것이다. 그 때 나는 다시 내가 낙엽
을 쓸고 있는 것을 깨달았다. 태양이 등에서 비치고 두 손에 대
비를 들고 있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젊은 슘스키는 이 묘한 체험에 놀라움과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
고 그 날 저녁 약혼자인 존이라는 소녀에게 자세히 들려주었습니
다. 그 후도 두 사람은 이 백일몽에 관해서 몇 번이고 이야기
를 주고받고, 혹시나 이것은 미래의 광경이 아닐까 하고 점을 쳐
보기도 했습니다.
20년 이상이나 지난 후, 이 꿈은 정몽(正夢)으로 판명되었습니
다.
슘스키는 산조제 부근의 자기 집 옆에서 벽돌을 한 손에 들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 벽돌은 그가 차도 옆에서 숲을 손질하고
있을 때 식목 가위가 부딪쳐서 보도에 굴러떨어진 것입니다. 일
가(一家)는 이 곳에 이사온지 얼마 안되었기 때문에 숲에 가려있
는 벽돌 담을 모르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의 집은 1942년에 시
카고에 사는 사람의 눈에는 확실히 묘한 구조이지만, 지금은 한
장의 유리를 짜넣은 창문이 부착된 디자인은 캘리포니아에서는
흔한 것입니다. 꿈에서 본 삼륜차에 탄 어린 남매도 틀림없이
그의 자식들이었습니다.
다만 한 가지 큰 차이가 있습니다. 꿈과는 달리 벽돌 담이 보
이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슘스키가 부근을 살펴본 결과
만약 그가 옆집에 살았더라면, 그 담이 보이고 그 밖의 다른 광
경도 꿈과 꼭 일치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슘스키는 이 사건에 관해서 이렇게 끝을 맺고 있습니다.
"과거 20년간 이리저리 활동했는데도 운명을 기껏 30피트밖에
바꾸지 못하는 자유밖에 획득하지 못했던가 하고 생각하니 실망
이 큽니다."
그는 이 이야기를 테이프에 녹음해서 나에게 보내주었는데 나
는 다 듣고나서 그를 직접 만났습니다.
그 때 그는 나에게 이렇게 물었습니다.
"도대체 이 꿈의 목적은 무엇이었을까요? 왜 나는 이런 세세
한 사건의 꿈을 꾸었을까요?"
그는 이렇게 묻기는 했지만 전쟁 중 해군에서 치열한 해전에
종군하면서, 라는 확신을 가지게 됐다고 덧붙이는 것이
었습니다.
내가 그에게 부인도 이 이야기를 믿고 있는가고 묻자, 이 때
비로소 그는 꿈의 을 깨달았다는 표정을 지었습니다. 슘
스키 부부는 오랫동안 아이를 낳지 못했는데도 부인은 단념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남편으로부터 아이들의 꿈을 꾸
었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건 그렇고 20년 간에 걸쳐서 그동안 여러 가지 결단을 내려
왔는데도, 기껏 30피트의 위치를 바꾸는 자유밖에 얻지 못했다는
그의 해석을 당신은 어떻게 생각합니까? 또 운명이 30피트 빗나
간 원인은 무엇이었을까요.
나는 이 이야기를 슘스키의 의지의 승리라고 생각합니다. 아
담한 집에서 부인과 아이 둘과 가정을 영위하는 평화로운 가정 -
어린 슘스키의 의식 속에 이와같은 인생의 청사진이 있었을 것입
니다.
그 후 20년 간 수많은 좌절의 기회가 있었는데도, 약간의 차이
로 그 청사진대로 인생을 실현시켰다는 것은 멋진 일이 아닙니
까.
미리 알고 있었던 일이 전적으로 그대로 실현되었다면, 그것은
우연의 일치라고 생각하기 보다 인생의 청사진에 따른 예감으로
생각하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그러면 인생의 청사진은 어느 정도 정해져 있는 것일까요. 즉
인생이라는 것은 어느정도까지 미래의 청사진이 장만되어 있는
것일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