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꿈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오래 전부터 꿈은 불가사의한 것으로 여겨져 왔다. 이러한 꿈을 규명하고자 하는 노력은 인류역사 이래로 수없이 있어 왔지만, 아직까지 꿈의 실체에 대해서는 명백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다.
정신분석학자인 프로이트의 꿈에 관한 연구 이래로, 생리학적․과학적 측면에 이르기까지 시도되고 있다. 뇌의 기능이나 수면에 관한 연구라든지, 초감각지각, 뇌파측정, 뇌영상 지도 등등의 연구 결과는 이전보다 한결 꿈의 실체에 다가서서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주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꿈의 신비스러운 면에 대한 궁금증은 남아 있다. 이러한 꿈을 올바르게 이해하자면, 꿈의 다양한 전개 양상에 대한 수많은 꿈을 하나하나 분석함으로써 가능하게 될 것이다.
한건덕 선생님은 ‘꿈이란 미해결의 관심사와 미래사를 판단하고 예지한 고도의 지적산물(知的産物)’이라고 말씀하시고 있다. 옳은 의견이시다. 우리가 수면 상태에 있을 때에 이전에 보았던 것, 경험했던 것, 평소에 생각했던 것, 불만사항, 희망사항, 자신이 관심을 지니고 있는 사실이나 사건 등에 대해서, 고도의 신성한 정신능력의 활동인 잠재의식의 세계는 꿈을 통하여, 우리에게 무언가를 말해주고 일깨워주고 예지해주고 있는 것이다.
‘개꿈은 없다.’ 조물주의 섭리가 온 우주만물에 담겨 있듯이, 우리가 꾸는 모든 꿈에는 의미가 담겨 있다. 때로는 자신의 내면적인 심리를 표출하기도 하고, 때로는 장차 일어날 일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기고 하고, 때로는 다가올 위험을 꿈으로 일깨워주기도 한다. 우리가 꾸는 꿈은 바로 우리 내면의 참모습이요, 다가올 미래의 모습에 대한 예지인 것이다.
특별한 꿈으로, 현실에 일어날 사고를 미연에 막을 수 있었다는 사람의 이야기를 우리는 종종 듣고 있다. 꿈을 꾸었을 경우, ‘왜 이러한 꿈을 꾸게 되었는가?’, ‘이 꿈이 나로 하여금 무엇을 일깨워주려 하고 있으며, 무엇을 예지해주려고 하는 것일까?’ 한낱 하찮은 꿈이라고만 생각지 말고, 우리의 또 다른 분신인 잠재의식의 초자아가 우리에게 보내는 외침이요, 경고요, 일깨움이요, 알림이라고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그럼으로써, 보다 신중한 생활을 하게 되어 우리의 생활을 알차게 영위해 갈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꿈을 지나치게 맹신하거나, 모든 꿈을 삶과 연결시켜 생활해 나가는 자세도 경계해야 할 것이다. 꿈을 해석하는 것은 좋지만, 거기에 매달려 모든 현실을 꿈과 결부시켜 생각한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 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필자에게 안 좋은 태몽을 꾸었다고 하면서, 인위적인 유산을 상담한 분이 있었다. 어떻게 본인이나 주변 사람이 꾼 꿈이 태몽꿈이라고 단정지을 수 있다는 말인가? 안 좋은 꿈이라지만, 태몽이 아닌 안좋은 재물운으로 실현되거나, 주변의 다른 사람의 꿈을 대신 꿔준 것일 수도 있다. 우리 인간으로서 다양한 꿈의 성격을 정확히 알아내지 못하는 한, 꿈을 꾼 모든 것에 대해 완벽한 해몽이 이루어질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꿈이 불길하다고 절망할 필요도 없고, 반면에 좋다고 해서 꿈을 믿고 노력하지 않는 어리석은 짓을 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꿈의 예지적인 면에 치우쳐 맹목적으로 신봉하는 것은 꿈을 믿지 않는 것보다 불행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며, 매사에 운명론적 사고에 휩싸일 가능성이 있다.
똑같은 꿈이라고 할지라도, 각 개인이 ‘주어진 자신의 상황에 따라, 어떻게 받아들이고 대처해나가느냐’에 따라 다르게 실현될 수도 있는 것이다. 따라서 꿈에 얽매이기보다는 밝고 진취적인 생활 속에서, 자신의 꿈을 만들어가는 자세가 중요하다.
좋지 않은 꿈을 꾸었을 경우에는 삼가고 근신하는 사려 깊은 행동을 하여, 장차 다가올 화(禍)를 최소화 하도록 하여 슬기로운 극복을 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실증적인 사례로, 못된 개가 음식을 주는 대로 받아먹는 꿈을 꾼 사람이 있었다. 그후 남에게 빌려준 오천만원이라는 거금을 떼이게 되는 일이 일어났다. 못된 그 사람에 대한 살인의 충동을 억누르게 해주고, 그의 마음을 다잡게 해준 것은, 오직 돈을 떼이기 전에 꾼 못된 개가 음식을 주는 대로 받아먹는 꿈이 있었기에, 그러한 충격적인 일이 일어날 것에 대하여 자신도 모르게 마음속에 준비를 하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못된 놈이 개로 표상되어 나타난 상징적인 미래예지 꿈이었던 것이다. 어쩌면, 이 역시 꿈을 믿는 사람이기에 가능한 이야기인지 모른다.
꿈은 결코 우리 인간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 나쁜 꿈을 꿨다고 나쁜 일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나쁜 일이 일어날 것을 미리 알려주어, 장차 일어날 일에 대해서 꿈을 꾼 사람으로 하여금 마음의 준비를 하게 해주는 데 있다. 반면 좋은 꿈을 꾸었을 경우, 희망을 지니고 더 한층 노력하는 자세를 지녀야 할 것이다. 로또(복권) 당첨 등 엄청난 행운도 마찬가지로, 급작스런 좋은 일의 실현에 앞서 좋은 꿈을 꿈으로써, ‘장차 좋은 일이 일어날려나 보다’ 등의 마음의 준비를 통해 자신에게 다가오는 놀라운 사건에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이처럼, 꿈의 좋고 나쁨을 떠나 자신 스스로가 운명의 주체가 되어, 미래지향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해야겠다. 꿈은 신(神)이 우리 인간에게 부여한 최대의 선물인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