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꿈은 뇌의 어느 부분에서 어떻게, 왜 꾸게 되는 것인가?
우리가 꾸는 꿈은 뇌의 어느 부분이 관여하여 이루어지는 것인가? 1980년대에 신경망이라는 획기적인 개념이 도입되어 컴퓨터의 작동방식에 비유하여 연구하거나, 혈류를 측정하여 특정시점에서 가장 활성화되는 뇌영역을 표시하는 PET(양전자 방출 단층촬영) 기술을 활용하여, 꿈을 창조해내는데 관여하는 부분이 뇌의 어느 부분인지에 대한 연구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컴퓨터 모니터에 뇌의 영상을 띄워주는데, 뇌영상기술로 특정내용에 의해 활성화되는 뇌 영역을 지도로 표시하면, 활동영역이 채도가 다른 선명한 색깔로 나타나는 바, 각성 상태와 수면 중의 두뇌 활성화 패턴과 우리가 꿈을 꾸면서 보고 느끼는 것을 뇌의 어떤 신경세포 집단들이 관여하고 있는 지 알아낼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새로운 뇌영상 연구 결과는 뇌간 외에 뇌의 진화된 영역이 꿈 생성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REM 수면기에 가장 폭발적으로 활성화되는 곳은 전대상회였다. 그것은 번연계의 일부로서 대뇌피질의 내측 표면에 있는 영역이다, 자유의지가 위치한 곳이 전대상회로 추측하여, 그곳에서 자주적으로 행동하는 자아에 대한 감각이 생겨난다는 것이다.
이러한 꿈을 꾸게 하는 요인에 대한 여러 학자들의 주장 또한 다양하다.
① 꿈은 뇌의 물리적 작용에 의한 것이라는 생물학적 이론을 지지하는 과학자들이 있다. 생물학적 이론에 따르면, 렘수면 동안 뇌간(腦幹)에서 나온 신경전달물질이 중뇌와 전뇌에 보내는 신호에는 뇌가 낮동안에 모아둔 정보가 뒤죽박죽으로 섞여 있어, 뇌가 정보를 처리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꿈이 발생하기 때문에 황당한 꿈이 전개된다고 보고 있기도 하다. 프로이트는 꿈이 기묘한 이유는 우리의 정신이 금기된 소망과 욕망을 검열하고 위장하려고 시도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② ‘솔름스’는 꿈을 꾸게 하는 특정한 신경전달 물질이 있는 바, 도파민이라는 뇌화학 물질이 영향을 주고 있다고 추측하고 있다.
③ 톰 볼킨 같은 연구자들은 뇌가 활성화되면서 꿈을 만들어내는 동안, ‘필요할 때 뇌가 완전한 각성모드로 돌아갈 수 있게끔 신경망을 조율된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다.’라고 보고 있다. 따라서 꿈을 꾼다는 것은 그 자체로 지극히 중요하며, 다양한 생물학적 기능을 수행한다는 것이다.
④ 토르 닐센은 꿈이 일종의 내부 치료사 역할을 하여, 낮의 정서적 경험을 통합하게 도와주고 있다고 주장한다. 진짜 생생한 꿈을 꾸고 있을 때, 가장 크게 활성화되는 영역은 뇌 영역의 정서중추들이다.
⑤ 캘빈 홀은 뇌가 수면이라는 생리적 환경에서 작동하고 있을 때, 생각하는 것이 바로 꿈으로 표현된다고 보고 있으며, 그는 ‘꿈꾸는 사람의 생각이 주최하는 지극히 은밀한 개인 전시회가 바로 꿈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⑥ 신경학자 안토니오 다마지오는 어떠한 사물에 대한 모양․소리․장면․정서들이 모두 뇌속의 다른 신경회로에 부호화된다. 다양한 범주의 기억들은 두뇌 전역에 흩어져 있는 서로 다른 영역의 신경망에 저장되어, REM 수면기에 꿈을 통하여 재정리〮〮〮되고 통합된다고 말하고 있다.
⑦ 홉슨과 칸은 “깨어있는 시간에는 뇌의 혼돈을 억제하기 위해 세로토닌 같은 신경전달물질들이 활동한다. 그러나 REM 수면기의 생리적 변화로 인해 뇌는 혼돈상태에 빠지며, 생생하고 복잡한 꿈은 그 혼돈 상태의 자기 조직화 반응이 겉으로 드러났음을 신호한다.”
⑧ 대니얼 색터는 “꿈을 꾸는 동안에 뇌는 끊임없이 새로운 경험을 평가해서, 그것이 이전 기억들이 만들어낸 정신적 모형에 얼마나 잘 들어맞는지 확인하며, 수면중의 뇌는 오래오래 간직할 경험들을 저장하느라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다.”
꿈을 꾸게 하는 요인에 대한 여러 학자들의 주장을 살펴보았지만, 기억과 정보의 처리 및 저장이라는 꿈의 효용성을 언급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강렬한 정서를 느끼거나 욕망의 대상을 갈구할 때 뇌영역이 활성화 되는 것으로 미루어, 일부의 꿈이 인간의 강렬한 정서적 충동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은 틀림이 없다. 이 점에서는 프로이트의 꿈은 소망의 표현이라는 주장이 타당성이 있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가 ‘꿈에 본 내 고향’이란 말을 써왔듯이, 이는 프로이트만의 독창적인 의견이 아닌 것이다. 이규보(李奎報) ․ 남효원(南孝溫) ․ 남용익(南龍翼) 등 우리 선인들은 꿈이 발현되는 이유에 대하여, 꿈이 정신에 감응하여 이루어진 것임을 말하고 있음을 앞서 살펴본 바 있다.
이밖에도 우리가 잠을 자는 동안에 닥쳐오는 신체 내외부의 위험이나 이상을 알아차리고 꿈으로 일깨워주거나, 창조적인 사유활동을 꿈을 통해서 하는 등 꿈을 이루어내는 요인은 다양하다고 볼 수 있다. 더구나 가장 주요한 예지적인 꿈의 세계가 신비한 뇌의 활동으로 빚어지고 있다는 것은 의심할 수 없는 사실인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