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꿈의 메커니즘 - 꿈과 수면, 꿈과 뇌
‘꿈과 수면’, ‘꿈과 뇌’에 대해서 『뇌 과학이 알려주는 잠의 비밀』, 『꿈꾸는 뇌의 비밀』, 『꿈의 비밀』, 기타 신문 기사 등에서 요약 발췌하여 필자의 의견을 덧붙여 살펴본다.
1) 꿈과 수면 - 렘수면
우리 인간은 누구나 잠을 자고 있다. 낮시간에 쌓였던 피로를 잠을 잠으로써, 피로를 풀고 내일의 활동에 대비하고 있는 것이다. 국어사전에는 ‘잠’에 대해서 ‘눈을 감고 의식 없이 쉬는 상태’로 나와 있다. 하지만 아직도 수많은 학자들이 잠이란 무엇인지에 대해서 정확하게 정의를 내리지 못하고 있다.
더군다나 우리가 잠을 자면서 꾸게 되는 꿈은 더욱 신비에 싸여 있다. 우리 인간의 뇌의 신비가 풀리지 않는 한, 꿈의 실체에 다가서기는 어려울 것이다. 설령 뇌의 신비가 밝혀졌다고 하더라도, 꿈의 작업장이 펼치는 예지적인 상징적인 의미를 정확하게 해몽한다는 것은 필자가 ‘마이다스의 꿈’이라고 명명(命名)한 바와 같이 우리 인간의 허황된 욕심에 불과할는지 모른다.
틀림없는 사실은 우리의 뇌는 잠자고 있는 동안에 활동을 멈추는 있는 것이 아니라 깨어 있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신성(神性)의 정신능력은 내면의 심리를 표출하기도 하고, 신체 내외부의 이상을 일깨워주기도 하며, 창조적인 사유활동을 하거나, 장차 다가올 미래에 일어날 일을 예지해주는 제 2의 정신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과학적으로, 꿈은 `빠른 눈의 운동'(Rapid eyes Movement)이 특징인 렘(REM) 수면 상태 하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눈동자를 움직이고 있는 렘(REM) 수면상태를 하지 못하게 방해를 하면, 공격적 행동이 증가하고 신경이 과민해지며 주의력이 산만해지는 한편, 심하면 환각과 망상까지 일어나는 정신병 상태에까지 도달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있다. 그리하여 우리 인간이 잠을 자는 동안에 꿈을 꿈으로써, 정서의 안정과 지적기능의 회복에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빠른 안구운동’을 보이는 렘(REM) 수면상태에서 꿈이 많이 꿔지고 있음은 널리 알려진 바이다. 하지만 절대적인 것은 아니며, 이 렘수면에서 꿈이 주로 꾸어지지만, 렘수면이 아닌 동안에도 꿈을 꾼다는 것이 밝혀졌다.
일부 과학자들은 활발한 뇌의 활동으로, 이러한 REM 수면기에 신경회로를 구축하고, 생존에 가장 중요한 유전자적으로 부호화된 정보, 필요한 행동지침을 각인 시키는 신경망 배선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인간이 잠을 자면서 꿈을 통하여 낮에 받은 스트레스를 정화하고 감정조절과, 가치 없는 경험을 제거하고 유익한 경험을 장기 기억으로 바꾸거나, 이전의 경험과 통합하는 것을 도와주며, 새로운 정보를 학습하고 기술획득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최적의 작업 시간이 바로 렘(REM) 수면기라는 것이다.
이렇게 밤에 잠을 잘 자면 학습이 향상된다는 주장은 오래전인 1924년 발표된 과학보고서부터 언급되고 있다. 잠을 자면서 REM 수면기에 꿈을 통해, 낮에 학습한 것에 대한 반복 훈련과 기억의 통합과 저장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새로운 운동이나 게임·음악을 배운 사람은 최대효과를 거두기 위해서 푹 자두는 것이 좋은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렘(REM) 수면기에 정서 및 장기 기억이 고도로 활성화되고 있으며, 이러한 동기 영역에 활성화 요인은 잠재의식적으로 바라는 충동과 욕망에 기인된다고 볼 때, 프로이트의 주장에 일리가 있기는 하다. 하지만 이는 소망이나 불안감 등의 심리표출의 꿈의 입장에서나 맞는 주장일 뿐, 우리가 꾸는 꿈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예지적인 꿈에 있어서는 어긋나고 있다. 꿈을 통해, 우리 인간의 영적능력이 극대화되어 장차 다가올 일을 예지하거나, 신체 내외부의 이상을 알아차리거나, 발명을 하게 되거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바, 실로 꿈은 우리 뇌가 우리 자신에게 보내는 메시지요, 알림이요, 경고인 것이다.
2) 뇌의 구조와 기능
뇌는 무게가 약 1.4kg에, 1천억개의 신경세포가 있으며, 서로 다른 신경세포와 연결되어 정보를 전달하면서 전체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게 해준다. 더군다나 뇌세포의 초당 정보처리능력은 초당 2000억 비트의 정보를 처리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2개의 대뇌반구로 나뉘어져 있으며, 서로 다른 능력과 기능을 발휘한다는 사실이다.
현대의 뇌과학은 양전자방출촬영술(PET) 영상장치에 의하여 뇌의 구조와 기능에 관한 연구가 이루어져 있다. 사람의 뇌는 전뇌, 중뇌, 뇌간이라는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뇌간은 뇌의 줄기에 해당되는데, 척수를 전뇌와 중뇌에 연결하는 역할을 하며, 뇌와 척수는 우리 몸의 중추 신경계를 이루는 중요한 요소이다. 두정엽은 팔과 다리의 감각과 운동을 담당하며, 후두엽은 눈으로 들어오는 모든 자극을 분석하며, 전두엽은 계획․행동․감정을 조절해 추상적인 사고를 할 수 있게 해주며, 측두엽은 양쪽 귀에 가까운 부분으로 소리를 듣는 것과 단기기억을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좌반구는 언어구사능력과 읽기 쓰기 산수 추상적 사고를 관장한다. 우반구는 본래 비언어적으로, 기하학적 형태 및 공간관계 처리, 음악의 곡조, 선율, 표현 그리고 사람의 얼굴 인식, 정서 탐지 등을 담당한다. 우뇌는 세상을 지각하는 일을 담당한다. 반면 좌뇌는 그러한 지각을 분석하는 일과 문제 해결, 외부 세계와의 소통, 특히 언어를 통한 의사소통에 치중한다.
중추신경계의 신경세포들은 신경전달물질이라는 전기를 띤 화학물질의 자극을 받아 활동한다. 이러한 신경전달물질이 존재한다는 것은 오스트리아 과학자 오토 뢰비(Otto Loewi)가 신경의 자극이 근육에 전달되는 것은 화학물질을 생산하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발견하여 1936년 노벨 생리 의학상을 받기도 하였다. 그는 꿈속에서 개구리 심장으로 실험을 하는 꿈을 꾼 후에, 적어놓은 내용을 기반으로 실험을 통해 신경전달 물질을 발견하기에 이르렀다. 이로써 잠을 자고 깨어나게 하는데 있어서, 화학물질과 신경전달물질, 호르몬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
우리가 어떤 것을 경험하거나 학습하는 경우 가장 먼저 해마에 구축된다. 뇌의 중앙에 있는 해마는 바깥쪽으로 휜 말굽모양의 구조로써 편도체와 연결되어 있으며, 기억 구축에 필요한 정보집배 센터이다. 기억을 만드는 해마는 대뇌변연계(limbic system)를 구성하는 한 요소로써 측두엽 안에 자리 잡고 있다.
해마는 새로운 사실을 학습하고 기억하는 기능을 하는 중요한 기관이다. 해마가 손상되면 새로운 정보를 기억할 수 없게 된다. 알츠하이머 같은 뇌질환이 진행될 때 가장 먼저 손상되는 곳이 해마이다. 해마 손상은 기억상실증으로 이어진다. 술을 많이 마시고 기억을 못하는 경우에는 알코올로 인해 해마의 신경세포가 마비되어 활동을 하지 못하는데에 기인한다. 반면에 명상의 순간에는 해마의 신경세포가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해마에서 기억으로 영구 저장되기 위해서는 해마에 있는 정보가 신피질(新皮質)이라는 보다 수준높은 정보처리 시스템으로 이동 재생되어야 하는 바, 정보를 버리거나 저장하는 기억통합과정에서 뇌가 REM 수면기에 꿈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따라서 학습이나 작업 또는 업무 능률을 올리려면 꿈의 작업이 잘 이루어지도록 잠을 푹 자는 것이 좋다고 한다.
한편 영국의 ‘앤드류․테일리’ 박사는 실험을 통해 ‘꿈은 기억력을 확실하게 해준다’는 것을 발표해 주목을 끌기도 했다. 꿈꾸는 동안에 뇌의 영역이 활성화되는 것을 양전자방출촬영술(PET)의 뇌영상 연구에서 얻을 수 있는 바, 뇌영상 연구결과 정서기억 충추인 대뇌번연계가 낮의 각성시 상태보다 REM 수면기에 더욱 활성화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3) 꿈은 뇌의 어느 부분에서 어떻게, 왜 꾸게 되는 것인가?
우리가 꾸는 꿈은 뇌의 어느 부분이 관여하여 이루어지는 것인가? 1980년대에 신경망이라는 획기적인 개념이 도입되어 컴퓨터의 작동방식에 비유하여 연구하거나, 혈류를 측정하여 특정시점에서 가장 활성화되는 뇌영역을 표시하는 PET(양전자 방출 단층촬영) 기술을 활용하여, 꿈을 창조해내는데 관여하는 부분이 뇌의 어느 부분인지에 대한 연구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컴퓨터 모니터에 뇌의 영상을 띄워주는데, 뇌영상기술로 특정내용에 의해 활성화되는 뇌 영역을 지도로 표시하면, 활동영역이 채도가 다른 선명한 색깔로 나타나는 바, 각성 상태와 수면 중의 두뇌 활성화 패턴과 우리가 꿈을 꾸면서 보고 느끼는 것을 뇌의 어떤 신경세포 집단들이 관여하고 있는 지 알아낼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새로운 뇌영상 연구 결과는 뇌간 외에 뇌의 진화된 영역이 꿈 생성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REM 수면기에 가장 폭발적으로 활성화되는 곳은 전대상회였다. 그것은 번연계의 일부로서 대뇌피질의 내측 표면에 있는 영역이다, 자유의지가 위치한 곳이 전대상회로 추측하여, 그곳에서 자주적으로 행동하는 자아에 대한 감각이 생겨난다는 것이다.
이러한 꿈을 꾸게 하는 요인에 대한 여러 학자들의 주장 또한 다양하다.
① 꿈은 뇌의 물리적 작용에 의한 것이라는 생물학적 이론을 지지하는 과학자들이 있다. 생물학적 이론에 따르면, 렘수면 동안 뇌간(腦幹)에서 나온 신경전달물질이 중뇌와 전뇌에 보내는 신호에는 뇌가 낮동안에 모아둔 정보가 뒤죽박죽으로 섞여 있어, 뇌가 정보를 처리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꿈이 발생하기 때문에 황당한 꿈이 전개된다고 보고 있기도 하다. 프로이트는 꿈이 기묘한 이유는 우리의 정신이 금기된 소망과 욕망을 검열하고 위장하려고 시도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② ‘솔름스’는 꿈을 꾸게 하는 특정한 신경전달 물질이 있는 바, 도파민이라는 뇌화학 물질이 영향을 주고 있다고 추측하고 있다.
③ 톰 볼킨 같은 연구자들은 뇌가 활성화되면서 꿈을 만들어내는 동안, ‘필요할 때 뇌가 완전한 각성모드로 돌아갈 수 있게끔 신경망을 조율된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다.’라고 보고 있다. 따라서 꿈을 꾼다는 것은 그 자체로 지극히 중요하며, 다양한 생물학적 기능을 수행한다는 것이다.
④ 토르 닐센은 꿈이 일종의 내부 치료사 역할을 하여, 낮의 정서적 경험을 통합하게 도와주고 있다고 주장한다. 진짜 생생한 꿈을 꾸고 있을 때, 가장 크게 활성화되는 영역은 뇌 영역의 정서중추들이다.
⑤ 캘빈 홀은 뇌가 수면이라는 생리적 환경에서 작동하고 있을 때, 생각하는 것이 바로 꿈으로 표현된다고 보고 있으며, 그는 ‘꿈꾸는 사람의 생각이 주최하는 지극히 은밀한 개인 전시회가 바로 꿈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⑥ 신경학자 안토니오 다마지오는 어떠한 사물에 대한 모양․소리․장면․정서들이 모두 뇌속의 다른 신경회로에 부호화된다. 다양한 범주의 기억들은 두뇌 전역에 흩어져 있는 서로 다른 영역의 신경망에 저장되어, REM 수면기에 꿈을 통하여 재정리〮〮〮되고 통합된다고 말하고 있다.
⑦ 홉슨과 칸은 “깨어있는 시간에는 뇌의 혼돈을 억제하기 위해 세로토닌 같은 신경전달물질들이 활동한다. 그러나 REM 수면기의 생리적 변화로 인해 뇌는 혼돈상태에 빠지며, 생생하고 복잡한 꿈은 그 혼돈 상태의 자기 조직화 반응이 겉으로 드러났음을 신호한다.”
⑧ 대니얼 색터는 “꿈을 꾸는 동안에 뇌는 끊임없이 새로운 경험을 평가해서, 그것이 이전 기억들이 만들어낸 정신적 모형에 얼마나 잘 들어맞는지 확인하며, 수면중의 뇌는 오래오래 간직할 경험들을 저장하느라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다.”
꿈을 꾸게 하는 요인에 대한 여러 학자들의 주장을 살펴보았지만, 기억과 정보의 처리 및 저장이라는 꿈의 효용성을 언급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강렬한 정서를 느끼거나 욕망의 대상을 갈구할 때 뇌영역이 활성화 되는 것으로 미루어, 일부의 꿈이 인간의 강렬한 정서적 충동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은 틀림이 없다. 이 점에서는 프로이트의 꿈은 소망의 표현이라는 주장이 타당성이 있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가 ‘꿈에 본 내 고향’이란 말을 써왔듯이, 이는 프로이트만의 독창적인 의견이 아닌 것이다. 이규보(李奎報) ․ 남효원(南孝溫) ․ 남용익(南龍翼) 등 우리 선인들은 꿈이 발현되는 이유에 대하여, 꿈이 정신에 감응하여 이루어진 것임을 말하고 있음을 앞서 살펴본 바 있다.
이밖에도 우리가 잠을 자는 동안에 닥쳐오는 신체 내외부의 위험이나 이상을 알아차리고 꿈으로 일깨워주거나, 창조적인 사유활동을 꿈을 통해서 하는 등 꿈을 이루어내는 요인은 다양하다고 볼 수 있다. 더구나 가장 주요한 예지적인 꿈의 세계가 신비한 뇌의 활동으로 빚어지고 있다는 것은 의심할 수 없는 사실인 것이다.
4) 뇌와 꿈의 기능 - 창의력
카오스는 혼돈이란 뜻으로, 카오스 이론은 무질서하게 보이는 계(sistem)들 속에도 자기 조직화가 만들어낸 뚜렷한 질서가 감추어져 있다고 주장한다. 혼란스럽게 보이고 황당해 보이는 꿈의 세계도 나름대로 무질서속에서도 카오스 법칙을 통해서 이해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꿈은 가장 창조적인 의식상태일지도 모른다. 인지적 요소들의 무질서하고 혼란한 정보들을 기발하게 배열하는, 즉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산해내는 과정이 꿈의 작업이라는 것이다.
연구결과 꿈을 잘꾸는 사람들은 창조적인 활동을 하는 일에 관련을 맺고 있다. ‘스테이츠’는 작업중인 화가나 작가를 PET(양전자 방출 단층촬영) 등으로 연구하면, REM 수면기에 꿈을 꾸는 사람들이 보여주는 것과 똑같은 뇌 활성화 패턴을 발견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예술가, 과학자, 학자, 하다못해 소설책에 푹 빠진 사람들은 각성상태에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습니다. 그때 그들의 정신상태는 꿈꾸는 사람의 정신상태와 비슷합니다.”
‘제임스 파겔’ 또한 꿈을 꾼 기억이 전혀 없다는 사람을 찾아내서 그들의 일상을 조사한 결과, 창조적인 활동을 하거나 하다못해 창조적인 취미를 가진 사람이 한 사람도 없었다는 연구결과를 내놓고 있다. 또한 아동의 꿈꾸기에 관한 ‘데이비드 폴크스’의 연구에서도, 꿈을 꾸지 않던 소년 2명이 정상 수준의 어휘력과 기억력을 갖춘 평범한 학생이었지만, 시공간 능력 테스트에서 비정상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았다고 밝히고 있다.
필자의 주장도 마찬가지이다. 꿈은 인간의 고도의 정신능력에서 발현되고 있기에, 꿈꾸는 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나 발명 발견에 뛰어난 능력을 보이고 있다. 다만, 이러한 ‘꿈꾸는 능력’에는 개인차가 존재하며, 유전적인 요소가 적용하고 있다. 꿈을 잘 꾸는 사람은 예감(豫感)이나 직감(直感)이 뛰어나며, 논리를 뛰어넘어 사물의 본질을 꿰뚫는 직관력(直觀力)이 뛰어나고 창의력이 뛰어남을 볼 수 있다. 이러한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이 발명가 등에 소질이 있으며, 바둑을 잘 두거나 퍼즐이나 게임에서 뛰어난 자질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나아가 주식의 종목 선정에 있어서도 남보다 뛰어난 재능을 발휘하고 있기도 하다.
한편 영화는 시각성과 창의성이 강조된다는 점에서, 꿈과 유사한 미디어이다. 여러 영화 감독이 자신의 꿈이나 꿈에서 얻은 영감을 바탕으로 영화를 만들었다고 밝히고 있다. “내 영화는 모두 꿈이었다.”라고 베르히만은 말하고 있다.
5) 뇌와 꿈의 기능 - 정서 조절, 학습과 기억의 저장
인터넷 게임에 빠지면 뇌 전두엽에 발달 장애가 있게 되고, 이해․판단력이 떨어지게 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처럼, 우리 인간의 모든 활동을 지배하는 뇌에 대한 연구가 다방면으로 행해지고 있다.
뇌의 활동으로 빚어지는 꿈의 기능에 관한 학자의 관점이 각자 추구하는 유형에 따라 다르다. 심리학자들은 꿈을 꾸는 수면 단계가 정서조절에 치중한다고 주장한다. 한편, 기억 통합에서 꿈의 역할을 중시하는 사람들은 학습에서의 꿈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일부 과학자들은 REM 수면은 체온 등의 생리적 기능 조절에 필수적일 뿐, 꿈 자체에 아무런 기능이 없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학습 및 기억에 관한 최근 연구에서는 기억통합 역시 인간의 정신이 몰두하는 야간작업의 일부라는 증거가 쌓이고 있다.
‘크리스토프 코흐’는 꿈은 의식이라는 퍼즐의 흥미로운 조각이고, 꿈꾸기는 뇌의 고도의 진화된 작용으로 보고 있다. ‘프랜시스 크릭’이 1994년에 발표한 의식의 속성에 대한 놀라운 가설은 “기쁨과 슬픔, 기억과 야망, 정체감과 자유의지는 사실상 거대한 신경세포 집합체의 활동에 불과하다.”고 말하고 있다.
각 신체 부위를 조종하는 뇌의 부위가 다르며, 활성화되는 부위가 다르다. 과학자들은 뇌 영상 장비를 이용하여, 꿈꾸기가 절정에 이르는 수면단계에서, 최고조로 활성화되는 영역은 대뇌번연계임을 알아냈다. 번연계는 정서가 부과된 기억 및 행동을 생산하는 부위이다.
앨런 홉슨은 외부 세계 및 신체에 대한 이 중요한 내적 지도 작성에 꿈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주장한다. 매일밤 꿈을 꾸는 것은 신경망 갱신과 내적지도 정교화에 도움이 된다. “각성과 꿈꾸기는 서로에게 거울의 상(mirror image)이다. 그 두 가지는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서로 상호작용하여 애초에 의식을 창조하고 의식 적응에 필요한 정보를 부여한다.”라고 홉슨은 그의 저서 『꿈(dreaming)』에서 말하고 있다.
동물 등도 꿈을 꾸면서 신경망을 다듬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 방추세포(spindle cell)라는 뇌세포가 인간에게만 유일하다는 것이 발견되었다. 침팬지 같은 영장류에서 저밀도로 보이기도 한다. 방추세포는 오직 전대상회에서만 발견되는 바, 뇌영상 연구에서 드러났듯이 꿈이 가장 풍부한 REM 수면기에 최고로 활성화 되는 영역이 바로 전대상회부분이었다. 이러한 발견들은 “우리가 꿈을 꾸는 것은 의식을 획득했기 때문”이라는 데이비드 폴크스의 말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앞으로의 꿈연구는 의식 연구라는 새로운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핀란드의 인지신경과학자인 ‘안티 레본수오’는 “꿈과 의식은 매우 밀접하게 관련이 되어 있다. 꿈은 가장 적나라한 심리적 현실, 즉 주관적인 가상현실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또한 ‘쥐베’ 교수는 꿈의 생물학적 의의에 대해, 타고난 성품을 기억시켜주는 녹음테이프가 바로 꿈이라고 주장하면서, “인간을 비롯한 포유동물의 뇌속 기억회로는 태어날 때 1백% 모두 결정돼 있는 것은 아니다. 더욱이 뇌는 아주 ‘유연한 기계’이기 때문에 유전적으로 결정된 회로라도 변화하기 쉽다. 이 유전적인 회로를 강하게 유지시켜 주는 것이 꿈이라고 생각한다.” 고 말하고 있다.
6) 뇌 영상과 꿈 연구
먼저, 김종순의 [과학칼럼]인 ‘뇌 영상과 꿈의 해석’의 글을 요약 발췌해 살펴본다.
천재 과학자인 아인슈타인의 뇌(腦) 속에는 천재의 비밀이 숨어 있을 것이라 생각되었다. 아인슈타인이 사망하자 이를 검시한 결과, 아인슈타인의 뇌 무게는 오히려 가벼웠다. 하지만 뉴런(신경소자)당 뇌세포의 수가 일반인보다 73%나 많았고, 두정엽의 크기는 일반인보다 15%나 커서 개념을 창안하거나 수학적 사고가 탁월했다고 여겨진다.
80년대 이후 방사선의학의 발달로 살아있는 뇌 기능을 영상으로 직접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즉 단일광자방출촬영술(SPECT), 양전자방출촬영술(PET), 기능적핵자기공명촬영술(fMRI) 등 최첨단 뇌 영상기기가 개발됐다. 88년 죽은 사람의 뇌를 이용해 뇌좌표지도가 완성되었는데, 이 뇌지도를 이용한 해부학적 영상 위에 SPECT․PET․fMRI 등의 기능적 뇌 영상을 합쳐 뇌의 활성화 위치를 알 수 있게 됐다.
또 뇌의 포도당 대사와 혈류 분포, 그리고 도파민 등 각종 신경전달물질의 수용체도 영상으로 볼 수 있게 되었고, 한방 침술을 시행한 후 뇌 영상에서의 반응을 관찰해 침술의 기전을 파악하기도 한다. 이제 기존의 축적된 신경․정신과적 지식을 살아있는 사람의 뇌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게 돼 블랙박스의 비밀을 풀 수 있게 된 것이다.
21세기는 융합과학(Fusion Science)의 시대다. 오늘날의 의학자들은 방사선의학 기술을 기반으로 한 ‘첨단 뇌 기능영상’을 이용, 뇌의 숨은 비밀과 우리의 정신세계를 밝히려 하고 있다. 그리고 아마도 100년 이내에 우리는 뇌 영상으로 꿈을 해석하고 영상으로 재현할 수 있지 않을까?---요약, 발췌. (글: 김종순, 뇌 영상과 꿈의 해석’), [과학칼럼], 2008.07.19
이처럼 과학자들은 최첨단 뇌 영상기기를 활용하여, 뇌 영상지도를 만들어 꿈이 어디에서 생성되며 어떠한 기능을 하는지 알아내고자 노력하고 있다. 연구결과 자폐증 환자의 두뇌지도가 엉망으로 뒤섞여 있음을 발견하였으며, 우울증 환자의 뇌활성화 주기가 정상인과 정반대라는 것은 뇌영상 연구에 의해 입증되고 있다.
또한 미국 과학자 ‘모란 서프’ 박사팀은 꿈의 해석․재현이 가능하도록, 뇌의 활동을 기록할 수 있는 시스템인 '뇌 활동 기록장치'를 개발하여, 뇌 활동을 전자적으로 영상화함과 동시에 사람들의 꿈의 기억을 입증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내려고 하고 있다. 한편 독일 정신학자 ‘맥스 플랭크’는 최근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해, 무슨 꿈을 꾸고 있는지를 기록할 수 있는 연구를 하고 있다. 사람이 자각몽인 ‘루시드 드림’(Lucid Dream) 상태에 있을 때, 뇌 스캐너를 이용해 꿈을 볼 수 있으며, 이때 프로그램이 꿈꾸는 사람에게 특정한 영향을 끼쳐 꿈을 컨트롤 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하고 있다.
한편 꿈을 꿀 때 초감각 지각이 나타난다고 하고 있는 바, 일리 있는 견해라 여겨진다.
미국에서는 초능력 연구의 대명사인 「라인연구센터」가 초감각지각을 연구하고 있는 바, 초감각지각(ESP: extrasensory perception)은 텔레파시, 직관, 원격투시처럼 인간의 오감(五感)을 뛰어넘는 어떤 감각으로 정보를 주고받는 현상이다.
이들은 초능력이 일상생활에서 어떻게 나타나는가를 연구하던 차에, 인간이 꿈을 꿀 때 ESP 즉 초감각지각 능력이 나타난다는 점을 알아냈는데, 고대 인간들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원초적인 통신수단으로 이 꿈의 텔레파시를 활용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즉 꿈은 ESP 정보를 전달하는 매개체로 인류가 진화하는 동안, 그 기능이 감퇴했다는 것이다. 꿈이 왜 정보를 전달하는 매개체의 역할을 하는지 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수면이 텔레파시를 하기에 적합한 조건을 만든다는 것이 라인연구센터 브로튼 소장의 말이다.(글: 이옥선 과학전문 기고가)
과학적으로 입증할 수는 없으나, 인간의 초능력적인 초감각 지각 능력이 존재한다는 것은 사실로 믿어야 할 것이다. 일개 미물인 곤충들도 각기 저마다의 천부적인 신비한 능력을 발휘하고 있는 바, 만물의 영장이라고 하는 우리 인간의 영적인 정신능력 활동이 꿈을 통해 초감각적으로 발현되고 있음을 우리는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이러한 영적인 정신세계의 초감각적인 발현이 부모․자식의 죽음이라든지, 로또 당첨, 태몽, 각종 사건이나 사고에 앞서, 꿈을 통해서 예지해주고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다만, 이러한 초감각적 능력이 발현되는데 있어서 개인차가 존재하며, 이것이 꿈꾸는 능력의 차이로 나타나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또한 이러한 초감각적 지각 능력이 문명의 이기로 인하여, 점차 감퇴되어 가고 있다는 주장이 일리 있는 주장이며, 고도의 정신적 수양능력을 닦은 사람에게 굳이 꿈을 통하지 않고서도 생시에 발현된다고 보여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