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또 다른 재미있는 꿈을 꾸었더군요.
남자인지 여자인지 구분은 못하겠지만, 어떤 사람이 아내에게 승복 바지를 주더랍니다. 자기에게는 안 맞을 것 같아서 저에게 줬는데 잘 맞더랍니다.
이어서 또 꿈을 꾸었는데, 어떤 여자가 와서 자기가 강의할 때 쓰고 싶으니 제 자료를 빌려달라고 하더랍니다. 그래서 아내가 왜 남의 걸 가져다가 자기가 쓸려고 하느냐고 화를 내면서 거절했답니다.
이 꿈은 명백하기도 하면서 조금 어렵습니다.
승복은 종교나 철학을 의미합니다. 바지만 입었으니 두 가지로 해석이 가능합니다. 첫째는 바지를 입은 것은 이제 창피는 면했다는 겁니다. 그러나 아직 밖으로 나갈 때는 아니라고 해석할 수 있죠. 윗도리를 아직 입지 않았으니까요.
두 번째 해석은 윗도리는 남에게 보이는 부분이고 바지는 실질적인 부분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윗도리는 승복이 아니니 출가하지 않고 속가에 있으면서, 바지는 승복이니 종교나 철학과 관련된 일을 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이 가능합니다.
둘 중에 어떤 해석이 보다 그럴듯한가요? 저는 처음에는 첫 번째로 이해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두 번째 해석도 제법 그럴 듯해 보입니다.
뒤의 꿈은 더 어렵네요. 제가 어떤 자료든 숨겨두고 혼자만 보는 성격이 아니거든요. 학원 강사시절 만든 교재들도 인터넷 상에 공개해서 많은 분들이 다운받아 썼습니다. 학교 선생님들도 여러 분 기초 자료로 활용하시기도 했고.
그래서 단순히 자료와 관련된 꿈으로 해석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꿈은 남과 다른 나의 학문이나 영역을 암시하는 꿈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꿈에서 제 자료를 다른 여자 분이 가져갔다면 저는 지금까지 공부한 것을 활용하지 못하고 조용히 사라져야 할지도 모릅니다. 다행이 아내가 빼앗기지 않았군요.
꿈보다 해몽이라고 했습니다. 꿈이 맞든 안 맞든 일단 좋은 꿈을 꾸고 즐거운 하루를 보낼 수 있으면 좋은 거죠.
꿈과 관련해서 한 가지 덧붙입니다. 공부하는 방법인데요. 중요한 내용일수록 잠자기 직전에 공부하는 것이 기억을 강화하는 데 좋습니다. 우리의 뇌는 각성(覺醒)시에 받아들인 정보를 수면 중에 재정리한다고 합니다. 이 때 불순물이 섞이지 않은 정보가 더 강력하게 기억됩니다.
예를 들어 공부를 하고나서 TV를 시청한 후 잠을 자면 공부한 내용과 TV 시청한 내용이 섞이겠죠? 무슨 말인지 금방 이해하셨을 겁니다.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이것을 실제로 검증할 수 있다는 겁니다. 제가 직접 해서 성공했으니까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꿈을 기억하는 방법입니다.
잠들기 직전에 침대 머리맡에 메모지와 펜을 가져다 놓습니다. 그리고 침대에 누워서 잠들기 직전에 암시를 합니다. “잠을 자다 꿈을 꾸면 깨어난다.” 이렇게요. 저는 하루 만에 됐습니다. 잘 안 되는 사람들도 며칠만 노력하면 된다는데 주변에 다른 분들의 증언이 없어서 확언할 수는 없습니다.
(저는 이런 종류의 암시에 민감한 것 같습니다. 군대 있을 때 밤에 자다 보초 근무를 섭니다. 보통은 자다 스스로 일어나지 못하니까 내무반에도 불침번이 있어서 보초 근무 전에 깨워줍니다. 그런데 저는 불침번이 저를 깨운 적이 거의 없습니다. 잠들기 전에, 예를 들어 다음날 새벽 4시에 보초 근무라면 '새벽 3시 반에 깨어난다.' 이렇게 암시를 주면 거의 비슷한 시간에 깨어납니다. 졸병 때부터 제대할 때까지 줄곧 그랬습니다.)
잠을 자다 진짜 깨어났습니다. 깨어나서 머리맡에 놓아둔 메모지에 꿈의 내용을 대충 적어둡니다. 그리고는 다시 꿈나라로...
아침에 일어나면 간밤에 꾸었던 꿈의 내용이 하나도 기억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때 메모지를 보면 기억이 되살아납니다. 꿈을 기억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저는 근현대사의 대한제국 관련 내용을 공부하다 잠들었는데, 꿈속에서 아주 명료하게 이해하고 있더군요. 생시에는 뭔가 아리송했던 부분도 비갠 뒤 맑은 햇살아래 앞산이 뚜렷하게 보이듯이 아주 생생하게.
이렇게 해서 꿈을 기억하는 방법과 공부하는 방법 두 가지를 동시에 소개해드렸습니다.
[출처] http://dalbat.info/40199139789 꿈(夢) 이야기 |작성자 유성수
